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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토리 시소] 신센구미 (2) 마쓰다이라 카타모리 아오조라문고


  이 포스트는 쇼와 시대 초중기 일본에서 마르크스주의 계열 (강좌파) 역사학자로 활약하신 故 핫토리 시소(服部之総, 1901~1956) 교수님이 1934년 9월에 집필하셨던,〈신센구미新撰組〉라는 기고문을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이 쓰여진 지 85년, 저자분이 돌아가신지 62년이 지난 지금의 눈으로 보기엔 이러저러한 면에서 낡았다는 느낌은 부정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점을 감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출처 : 아오조라 문고


마쓰다이라 카타모리


  교토 슈고쇼쿠京都守護職 마쓰다이라 카타모리松平容保는 순정과 고집이 뒤섞인 청년정치가였다. 공무합체公武合体=존왕양이尊王攘夷라는 형식은 본래 과도기에 임시방편으로 만들어진 절충주의적 정치강령이나, 그는 그렇게 보지 않고 순수하게 이 강령을 종시 고집하려고 한 대쪽같은 정치인이었다. 관허 로시구미浪士組에 모여든 여러 무적자들은 이 마쓰다이라 카타모리 영주에게서 자기와의 동질성을 찾아냈으리라.

  비상시 교토京都의 경찰청장이란 지위상 반드시 단속해야 하는 로시들에게, 마쓰다이라 카타모리는 이러저러한 모습 - 신분제도 / 언로폐쇄 / 외세침탈 / 물가폭등 / 살림살이 팍팍 같은 불만 - 이나 그들의 뒤에 있는 조슈長州, 그 후에는 사쓰마薩州를 인식할 수 있었겠지만, 단지 아들의 근저에 앉아서 그들을 역사를 움직이는 폭탄으로 쓰는 노오란 도선만큼은 마지막까지 자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슈고쇼쿠 마쓰다이라 히고노카미肥後守 카타모리는 로시를 무리하게 탄압하기보다는 그들을 이해하고 옳은 길로 이끌어주고 싶어했다. 기요카와와 마찬가지로 데라다야寺田屋 파를 뛰쳐나와, 훗날 텐츄구미天誅組의 모주謀主가 되어 죽음을 당한 후지모토 뎃세키藤本鉄石 같은 사람조차 한 때는 구로다니黒谷의 히고노카미 저택을 드나들었다.

"양이를 결정하시는 시기에 개혁의 지시를 받들어 모시려면, 옛 폐단을 일신하고 인심이 협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근래 황성 아래에서 나를 죽이겠다느니 어쩌니 하는 말이 흘러나오니 필경 언로를 틀어막은 여러 고관의 부적절한 처신이 있음이라 생각하여 본인이 미안하다. 상하의 정세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고 황국의 안위와 연관된 문제는 물론, 내외대소사든 선악을 가리는 문제든 비밀을 요하는 문제는 무엇이든 기탄없이 이야기하라. 단지 기휘를 두려워하는 문제도 있을 터이니 편지로 써서 당장 내어보라. 물론 (히고노카미) 본인에게 직접 의견을 청해도 된다."


라고 포고한 적도 있었다. 무적자들이 설치는 현상에 이를 갈던 쇼군후견인 히토쓰바시 요시노부一橋慶喜가 일망타진할 각오로 탄압할 것을 히고노카미에게 강요했을 떄도 직위를 걸고 끝까지 반대하여 끝내 거부해버린 것도 이 무렵이었다. 로시구미가 에도에서 교토로 올라왔을 때, 히고노카미의 문갑 속에는 특히 후지모토 뎃세키를 비롯한 교토 로닌의 명부가 감춰져 있었다. 말하자면 로닌들의 요구를 들어주고 공무화합하여 존왕양이에 매진한다면, 분큐기의 비상난국을 바로잡을 수 있으리라고 그는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과연 존왕양이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였을까. 오히려 막부 토벌파 입장에선 존왕양이는 모순을 더욱 더 크게 만들기 위한 슬로건으로 사용되어 온 수단이 아니었는가. 존왕특공대를 자임하는 합법 로시구미와, 마찬가지로 존왕특공대를 자임하던 교토 로닌들 두 집단마저 히고노카미는 이미 악수하게 만들 수 없었던 게 아닐까. 그러기는 커녕 합법 로시구미와 비합법 로시들은 교토에서 얼굴을 맞대던 순간부터 서로 약올리고 멱살을 쥐어 경찰청장인 히고노카미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였다.

  그러나 로시구미는 교토에 머무른 지 20일 남짓만에 다시 에도江戸로 돌아갔다. 공식적인 이유는 긴박해지고 있는 영국<->막부 간의 위기에 대비하여 간토에서 양이의 선봉을 맡으라는 것이었다. 단지, 히고노카미가 있는 교토를 뜬 순간부터 그들은 오직 '진심으로 양이를 할 의지가 있다는 것' 만으로 이미 성가신 존재가 되었다. 영국<->막부간의 위기가 최고조에 도달하고, 그 한편으로는 둘간의 화친이 극비리에 추진되던 4월 중순, 기요카와 이하 로시구미 우두머리들이 막부 각료들의 비밀지령에 의해 일망타진당한 건, 딱히 기요카와들이 막부토벌 음모를 꾸몄다는 혐의가 있었기 떄문은 아니었다. 우두머리를 빼앗기고 개조당한 新 로시구미 - 신초구미新徵組는 이젠 그저 막부의 얌전한 사냥개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한다면, 로시구미의 에도 귀환 때 총원 221명 중 20명 미만의 인원이 특별히 교토에 자리잡고 조직한 '진충보국의 뜻을 가진 무리' 신센구미新撰組는 어떠한 조직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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