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칭관찰자

beholderer.egloos.com

포토로그



《문예춘추 Special》할랄산업, 그리고 종교와 음식금기 (下) 세계밸



  이 글은 일본의 거대출판사인 분게이슌쥬文芸春秋에서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삼아 3달에 1번씩 계절별로 출간하던 잡지인《文藝春秋 Special》의 2016년 겨울호 p.68 ~ 71, 도쿄공업대학東京工業大学 특임강사 아라타 마리코阿良田麻里子 님께서 집필하신《할랄 비즈니스, 종교와 음식금기 사이의 관계란?》을 번역한 글입니다.


  <아라타 마리코阿良田麻里子>

  1963년 이시카와 현石川県 출생. 소우고우겐큐다이가쿠인대학総合研究大学院大学 문화과학연구과 박사과정 수료. 문학박사. 국립민족학박물관 외래연구원 등을 거쳐 지금은 도쿄공업대학 ‘구루나비ぐるなび’ 음식의 미래 창성기부강좌 특임강사로 재직중. 저서로《세계의 식문화 6 인도네시아》(노분쿄農文協) 등이 있다.


  이슬람

  이슬람법은 합법合法적인 것을 ‘할랄’이라 일컫고, 금지되는 것을 ‘하람’이라 부른다. 기본적으로는 성전聖典《꾸란》=《코란》과 예언자 무함마드의 언행록인《하디스》를 그 법원法源으로 삼는다. 여기에 적혀 있는 내용을 통해 유추하여 새로운 사물에 적용하기도 한다.

  《꾸란》이 반복적ㆍ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건 죽은 고기(정확히 말하면 ‘도축을 거치지 않고 죽은 짐승이나 조류의 사체’)ㆍ짐승의 피ㆍ돼지고기ㆍ사신邪神에게 바쳐진 고기다. 알콜 음료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나 이쪽은 이슬람의 발달과 함께 단계적으로 금지된 쪽이라 종파와 법학파 내지 개인의 해석에 따라 술에 대한 태도에는 격차가 크다. 그 외에는 독성이 있는 것 / 몸에 나쁜 것 / 중독성 내지 취기가 있는 것 / 어금니가 달린 사나운 동물 / 날카로운 발톱을 지닌 맹금류 / 살아 있는 상태로 분해당한 짐승의 고기 등이 금지되며, 사육하던 당나귀ㆍ개구리ㆍ꿀벌 같이 무슬림이 죽여서는 안 되는 동물도 있다.

  육상동물이나 조류의 경우는 정상적인 정신상태를 지닌 성인成人 무슬림이 기도를 외면서 예리한 날붙이로 그 목덜미를 찢어, 피를 내뿜으며 도축된 것만을 섭취해야 한다. 유대교와는 달리 물이나 소금에 담가 다시 피를 뽑아내는 과정을 요구하진 않는다. 호주ㆍ뉴질랜드ㆍ브라질 등지에서는 조직적인 할랄 도축을 행하면서 전 세계에 육류를 공급한다.

  도축규정의 예외사례가 되는 건 메뚜기와 그 아종亞種ㆍ수상생물이다. 이쪽은 이교도가 죽인 것이든 자연상태로 죽은 것이든 상관없이 먹어도 된다. 유대교와는 달리 수상세계에서 살아가는 생물은 독이 있는 걸 제외한 그 모두가 할랄이다. 물론 종파宗派와 법학자에 따라서는 어패류 중에서도 비늘 있는 물고기만 먹을 수 있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코셔 인증과 할랄 인증

  그런데 종교적인 금기란 건 부정不淨한 무언가와 닿으면 닿은 쪽에도 부정이 타기 때문에, 금기시된 특정한 물질이 성분에 함유되지 않았다고 해도 도중 경과에 따라 그것과 접촉하거나, 조리ㆍ가공에 쓰인 도구를 사용하든가 하면, 최종적으로 제품이 부정을 타게 된다. 현대적인 문제라면 유화제ㆍ조미료 같은 첨가물이나, 소포제消泡劑ㆍ촉매觸媒ㆍ활성탄活性炭처럼 제조과정에서 쓰이는 보조제助劑, 발효에 이용되는 세균菌과 이를 배양하는 배지培地, 유통과정과 제조과정에서 생기는 오염 등을 들 수 있다.

  이에 대응해 제품의 코셔성 내지 할랄성을 엄격히 담보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식품제조ㆍ성분분석 전문가와 종교적 전문가의 협력관계 하에 ‘정밀 인증제도’가 생겨났다. 코셔 인증의 선진지역이 미국이고, 할랄 인증의 선진지역이 동남아시아다.

  서두에서 서술했듯, 일본에서도 갑작스럽게 할랄 비즈니스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배경을 이루는 것으로는, ‘할랄 허브 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영향으로 무슬림 시장의 장래성을 강조하는 세미나가 국내에서 빈번히 열리게 된 점, 센카쿠 제도 문제 등으로 인해 일본기업이 중국을 떠나서 말레이시아ㆍ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 국가들로 기지이전을 도모하는 점, 일본요리의 문화유산 인정과 도쿄 올림픽 개최결정, 비자 면제ㆍ완화에 따른 말레이시아ㆍ인도네시아 관광객 급증 등을 꼽을 수 있다.

  일본에도 높은 전문성을 지닌 할랄 인증기관은 있으나, 애매한 기준에 기반을 두고 인증을 찍어주는 비즈니스 지향 인증기관도 허다하게 출현하면서 혼란상태가 빚어지고 있다. 할랄 인증만 받으면 비즈니스적 기회가 열릴 것이라 오해하고 주 소비자들의 식문화 기호분석도, 마케팅 전략도 등한히 하면서 많은 비용을 들여 할랄 인증만 받으려 하는 기업企業도 보인다.

  인증을 받는 것만으로 코셔가 되고 할랄이 되는 게 아니다. 특히 할랄 인증은 통일규정을 작성할 필요성이 제기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 실현은 지난至難해 보인다. 무턱대고 인증 취득에만 전념하지 말고 우선 무슬림 소비자들과 관계를 맺고 실질적으로 할랄이 될 수 있는 음식물을 공급하여, 무슬림 시장의 니즈를 탐색하는 게 긴요하다.


덧글

  • 차가운 도시남자 2021/07/09 21:46 # 답글

    방사능국 오염식품은 그냥 그안에서 먹어서 응원, 처분하지 뭐 그리 괜찮다고 벅벅 우기면서 다른나라에 강매해보겠다고 할랄인증까지 알아보자 그래

    일본이 참 집단이 되면 집단~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도덕성을 내버리는 종족인 것이 방사능 오염 우려식품들에 대해서 괜찮으니 사달라고 다른나라에 압력을 넣는 것이지요.

    도쿄 올림픽 참가선수들은 강제로 먹어서 응원하게 생겼습니다. 이런 나라는 경제력이든 군사력이든 힘을 갖게하면 안 되고 그대로 쇠락해 빌빌거리고 눈치보게해야 좋습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블랙)

056
325
435345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블랙)

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