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칭관찰자

beholderer.egloos.com

포토로그



《문예춘추 Special》할랄산업, 그리고 종교와 음식금기 (上) 세계밸



  이 글은 일본의 거대출판사인 분게이슌쥬文芸春秋에서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삼아 3달에 1번씩 계절별로 출간하던 잡지인《文藝春秋 Special》의 2016년 겨울호 p.68 ~ 71, 도쿄공업대학東京工業大学 특임강사 아라타 마리코阿良田麻里子 님께서 집필하신《할랄 비즈니스, 종교와 음식금기 사이의 관계란?》을 번역한 글입니다.


  <아라타 마리코阿良田麻里子>

  1963년 이시카와 현石川県 출생. 소우고우겐큐다이가쿠인대학総合研究大学院大学 문화과학연구과 박사과정 수료. 문학박사. 국립민족학박물관 외래연구원 등을 거쳐 지금은 도쿄공업대학 ‘구루나비ぐるなび’ 음식의 미래 창성기부강좌 특임강사로 재직중. 저서로《세계의 식문화 6 인도네시아》(노분쿄農文協) 등이 있다.

  - 할랄(하랄)이라는 단어가 최근 몇 년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종교적 이유로 특정 음식을 금기시하는데 대한 배려가 일본 식품업계에 생겨나고 있는 건 환영할 일이나, 그런 한편으로 지나치게 할랄만이 주목받으며 그 외 종교들의 금기가 가벼이 여겨지는 경향이 있는데다, 할랄 쪽도 비즈니스 아이템이란 면과 인증과정만이 강조되면서 다양한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본고에서는 우선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종교적인 음식금기를 살펴본 후, 마지막 부분에서 할랄과 연관된 여러 문제를 서술하려 한다.


  불교ㆍ힌두교ㆍ자이나교

  ‘불교佛敎’라고 해도 시대와 지역에 따라 그 금기는 천차만별이다. 일본日本의 경우 나라 시대奈良時代에서 에도 시대江戸時代까진 불교의 영향을 받아 네 발 달린 동물의 고기를 먹지 않는 금기가 상당히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알 종류卵類와 어패류魚貝類 섭취는 허용되었다. 한편 선종 사원禅宗の寺을 중심으로 발달한 정진요리精進料理라든가 중국 불교의 소식요리素食料理같은 경우 일절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을 뿐 아니라 오신채(五辛菜, 파, 마늘같이 향이 강한 식물)도 먹지 않는다. 동남아시아의 화교들에게 널리 전파되어 있는 관음신앙은 소고기가 금기다.

  그리고 대륙부 동남아시아 국가에 널리 보급되어 있는 상좌불교上座佛敎에선 출가자가 탁발을 하여 일용할 양식을 얻는다. 일반신도든 출가자들이든 알ㆍ어패류ㆍ고기를 섭취할 수 있으나, 출가자에겐 세 가지 부류에 합하는 정화된 고기만 허용되었다.

  ① 자기를 먹이기 위해 도축당하는 동물의 모습을 보면 안 된다.
  ② 자기를 먹이기 위해 도축당하는 동물의 소리를 들어선 안 된다.
  ③ 자기를 대접하기 위해 도축당했다는 의심이 드는 고기를 먹어선 안 된다,

  이상의 요건을 전제로 육식肉食이 행해졌다.

  힌두교에서는 채식菜食을 이상으로 삼고 있으나, 그가 속한 카스트에 따라 금기의 정도는 많이 차이난다. 곡물ㆍ야채ㆍ과일 정도는 누구나 먹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시겠지만 과일 중에서 크기가 크고 색이 붉은 것은 고기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먹지 않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복잡하다. 소는 성스럽게 여겨져 그 고기를 먹지 않으나 우유牛乳와 거기서 파생된 유제품乳製品은 정결한 것으로 여겨지며 대부분의 힌두교도들이 섭취한다. 알ㆍ물고기 정도만 먹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양고기나 닭고기를 먹는 사람도 있어,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는 본인만이 알 것이다. 단 돼지는 부정한 음식으로 여겨져 먹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인도의 종교로 더욱 엄격한 채식주의菜食主義를 고수하는 자이나교도 있다. 철저한 불살생을 관철하여 젖과 알을 포함한 일체의 동물성식품을 먹지 않으며, 뿌리채소와 벌꿀조차 금기시한다.

  한편 인도는 힌두교도들이 압도적인 다수파를 형성하지만, 기실 2011년 통계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약 15%인 1억 8천만 명에 달하는 무슬림이 살고 있으므로,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무슬림 인구의 대국이기도 하다.

  육식을 중시하는 무슬림과 소를 신성시하는 힌두교도 사이엔 알력이 존재하며, 2015년 10월에는 소고기를 먹었다는 의심을 받던 무슬림과, 소고기를 운반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던 트럭운전수가 폭도들에게 살해당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기도 했다.


  유대교와 크리스트교

  유대교의 음식계율飮食戒律은 ‘카슈루트’라 부르며, 허용되는 음식을 ‘코셔’(코셜, 카사르 등)라 일컫는다. 돼지ㆍ육식동물ㆍ맹금류猛禽類를 먹지 않는 건 이슬람교와 동일하다. 유대교가 식육을 허용하는 네 발 동물은 소ㆍ염소ㆍ양처럼 되새김질을 하는 우제류偶蹄類뿐이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말ㆍ낙타駱駝ㆍ토끼 등의 고기 섭취는 금지되어 있다.

  식용食用이 허가된 동물이나 조류라 해도 자격을 가진 자가 잘 갈아놓은 나이프로 그 동물의 목을 찔러 피를 뿜어내게 하는 식의 도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친 고기를 ‘코셔 고기’라 부른다. 이 고기를 다시 물에 담그거나 소금에 절여 핏물을 빼낸 후, 불에 그슬린 후에야 먹을 수 있다. 근육에 붙은 지방이나 피하지방은 먹을 수 있으나 생식기ㆍ간장 주변의 지방은 먹으면 안 된다. 고기의 하반신은 좌골신경과 그와 연결된 혈관을 완전히 제거한 후에야 먹을 수 있어 손이 많이 가므로, 비유대교인에게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곡물ㆍ야채ㆍ과일 같은 식물성 식품, 소금을 위시한 무기질 조미료, 비늘과 지느러미가 달린 생선, 허용되는 동물들의 젖과 알, 그리고 벌꿀도 ‘코셔’다. 새우ㆍ게カニㆍ오징어イカㆍ문어タコㆍ조개貝 등은 먹지 못하게 되어 있다. 알코올음료 섭취는 허용되나, 포도를 원료로 만드는 술의 경우 유대교도가 뚜껑을 따서 유대교도가 따라준 것만을 마셔야 한다.

  성전聖典《토라》에서「새끼산양을 그 어미의 젖에 담가 삶지 않도록 하라」고 가르치고 있으므로 닭고기를 포함한 고기와 젖ㆍ유제품을 동시에 섭취하는 게 금지되어 있다. 고기의 유제품은 같은 도구로 요리하는 것도, 동일한 식기食器 내지 식구食具로 먹는 것도 허용되지 않으며, 개별적으로 사용한 식구들은 서로 다른 물로 씻어야 한다. 이 때문에 치즈버거ㆍ고기가 들어간 크림 스튜ㆍ버터로 조리調理한 고기 등의 섭취는 일절 금지되어 있으며, 고기요리에 버터 바른 빵을 곁들어먹어도 안 된다. 렌네트를 사용해 만든 치즈도 금기 식품이다. 유제품을 먹은 후에 고기를 먹는 건 그다지 많은 텀을 두지 않아도 되나, 고기를 먹은 후에는 몇 시간 후에야 유제품을 먹을 수 있다.

  고기ㆍ유제품이 함유되지 않은 식재는 중립으로, 고기ㆍ유제품과 곁들일 수 있다. 식물성 식품ㆍ알ㆍ생선은 모두 중립이다. ‘닭고기와 계란도 친자親子간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실지 몰라도 아무래도 이쪽은 문제시되지 않는 걸로 안다. 일본요리는 본래 고기와 유제품을 사용하지 않았던 특성상, 코셔식품과 친화성親和性이 높다. 그래서 그런지 유대교인들 중에서는 일본음식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

  크리스트교 쪽의 음식금기는 많지 않으나, 종파에 따라서는 금기가 있기도 하다. 예를 들자면 프로테스탄트 쪽은 딱히 문제시하지 않으나, 카톨릭 쪽에선 매주 금요일과 사순절 시기에 고기섭취를 자제하는 관습이 있다. 그리고 제7일안식일예수재림교는 레위기와 신명기의 가르침에 따라 유대교와 동일한 금기음식을 지닌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블랙)

175
453
408912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블랙)

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