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칭관찰자

beholderer.egloos.com

포토로그



[게임 내 소설] <섬의 궤적 2> 도박사 잭 문고판 11~14회 ┣ 게임



  이 글은 2014년, PS3 / PS Vita용으로 발매된 게임 <영웅전설 섬의 궤적 2>의 작품 내 소설로 등장하는《도박사 잭 문고판》(1~14권)을 정리한 글입니다. 본래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SC>에 등장한 게임 내 소설로, 이 소설의 후속작인《도박사 잭 2》가 게임 내 서적으로 등장하는 <섬의 궤적 2>에서 '문고판'이 되어 재등장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위 게임의 PS Vita 한글판을 이용해 게임상의 텍스트 내용을 가감없이 옮겼습니다. 가독성을 감안하여 1~5회 / 6~10회 / 11~14회로 나눠 올립니다. 저작권상 문제되는 바가 있을 시 알려 주시면 삭제하겠습니다.


  제 11회 결말

 「잭, 당신 계속 떠들기만 하고
   승부는 신경 쓰지 않나 봐?」
 「……아니 됐어.
   빨리 승부를 내드리지.」

  조용해진 회장을
  다시 흥분시킨 건 할의 그 말이었다.
  상당히 자신이 있는 패를 가졌는지
  그녀는 승부처라는 듯이 모든 칩을 걸었다.
  이미 칩의 개수는
  할이 크게 이기고 있었다.
  잭은 이 칩의 개수를 받을 수 없었다.

  「모자란 칩은…… 그래.
   당신의 목숨으로 때우는 건 어때?」
  「내가 이기면 당신은
   이 자리에서 당신의 목숨과 이별하는 거야.」
  할은 스커트에서 도력총을 꺼내
  탄환과 함께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아무리 잭이라도
   이런 바보 같은 제안을 받아드릴 리가 없다.』
  ――잭은 이런 대부분의 예상을 배신하는 발언을 한다.
 「……좋다.    어차피 나는 지면 살해당할 거야.」
 「그 제안…… 받아드리지.」

  잭의 말에 관객들은 들끓었다.
  엔리케는 이 상황이 유쾌해서 참을 수가 없다.
  원은 그저 입을 다물고 결과를 지켜보고 있었다.

  서로 카드의 교환은 없다.
  둘은 테이블에 카드를 엎어놓는다.

 「그래서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지?」
  마지막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었을까
  승리를 확신한 할이 잭에게 물었다.

 「남자가『동경하는 사람』에게
   이기는 일은 영원히 없었다.」

  그 순간――
  절대 무너지지 않았던
  할의 가면이 산산조각 나버렸다.

  거기에 나타난 그녀의 진짜 표정은
  엔리케도 본 적이 없는 분노였다.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당신이 이겼잖아!」
 「그 큰 무대에서!」
 「그리고…… 그리고,
   아빠를 웃음거리로 만들었잖아!」
  할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그건 아니야! 너의
   아버지는 지지 않았어.」
 「분하고 비참하다는 생각은
   눈곱만치도 하지 않았다.」
 「너의 아버지는…… 킹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지는 것을 선택했다!」
 「킹의 보물은 지켜지고 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당황한 것은 엔리케였다.
  잭의 입을 다물게 하기위해 부하를 보낸다.
  하지만 원이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원은 엔리케의 움직임을 제지하고
  잭에게 방금 전의 이야기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관객들은 동요하고 있었다.
  샘록 대로의 신호를 받고
  검은 양복의 두 사람은 카드를 동시에 펼친다.

  잭은…… K 포카드.
  할은…… J 포카드.

  ――잭의 대역전 승리다.
  하지만, 관객들로 가득 찬 홀은
  변함없이 물을 뿌린듯한 고요 속에 머물러 있었다.
 「………이게 무슨?」
 「잭은 킹에게 이기지 못했다.」
  잭은 카드를 보면서 중얼거렸다.


  제 12회 진실

  두 사람의 승부는
  잭의 극적인 역전으로 끝이 났다.

  잭의 이야기와 관계없이
  원은 승리한 것에 안도하고 있었다.
  머리를 감싸며 웅크리고 있는 엔리케와 대조적이다.

  할은 멍하니 펼쳐진 카드를 바라보고 있다.
  그녀는 자기가 보고 있는 물건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
 「무엇을 어떻게 해야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지……」
 「K 포카드는……
   그 패는 내 손에 있었던 것인데!」

  이것을 들은 엔리케가 맹렬하게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잭은 사기를 쳤다
  이 승부는 무효다.
  아니 잭은 반칙패다!

 「발버둥 치지 마라. 돈 엔리케.」
 「그렇다면 잭이 어떤 수를 썼는지
   설명하면 될 거 아닌가.」
  원은 의연하게 엔리케에게 묻는다.
 『사기는 들키지 않으면 문제없다.』
  이것이 이 승부의「룰」이었다.

  이렇게까지 말을 듣고 나서는
  아무리 분해도 반론할 수 없었다.
  엔리케는 사기를 증명하기 위해
  잭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지적하기 시작했다.

 「무리다.」
  잭은 단호하게 부정했다.

 「이것은 킹이
   7년 전에 썼던『기술』이다.」
 「당시의 나도 몰랐던 것이다.
   엔리케 당신이 알 수 있을 리 없어.」

  잭의 시선이 할에게 이동한다.
 「나를 이기게 하기 위해,
   할, 너는 지키기 위해,
   킹은 이『기술』을 썼다.」
 「…이것이『왕』의 기술이다.」

  잭은 고개를 숙이고 이야기를 계속했다.
 「……나는 계속 모르고 있었다.」
 「나에게 여유롭게 이길 수 있는 이런 기술을
   숨기고 있던 킹이 왜 스스로
   승부를 포기했던 것인지.」
 「……나는 킹을 원망했다.」
 「엉망진창이 된 나는 7년간
   술로 나 자신을 위로했다.」

 「……하지만 어제가 되어서야 깨달았다.」
 「할에게서 받은 초대장……」
 「거기에서 엔리케의 이름을 본 순간……
   내 안에 있던 모든 것이 연결되었다.」

 「……7년 전 그날 직후의 일이었다.」
 「여기에 있는 할――킹의 딸은
   원인 불명의 병으로 쓰러져 있었다.」

  잭의 말에 할이 말을 끊는다.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그런 건 아무 쓸모 없는 이야기야!」

  잭은 상관하지 않고 말을 이어간다.
 「……7년 전이라고 한다면………」
 「당시 엔리케에 대한
   어떤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어딘가에서
   특수한 독을 입수했다던가 뭐라던가……」
 「확실히 그런 이야기였다.」

  짐작이 가는 사람들도 있던 걸까
  관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엔리케는――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원인 불명의 병으로 고통받는 할.」
 「당시 엔리케에게 돌고 있던 소문.」
 「그리고 일부러 나에게
   패배하는 것을 선택한 킹……」
 「이 세 개의 사건이 가리키는 것은
   ……단순한 하나의 진실이었다.」

  그때 갑자기 원이 일어나,
  엔리케를 향해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을 했다.
 「이 자식! 7년 전 이 아이에게 독을…」
 「그리고…… 그리고,
   킹을 협박하고 있었군!」


  제 13회 뿌리

 「이놈이 이 아이에게 독을 쓰고
   킹을 협박하고 있었군!」

  원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에
  할은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몸이 굳었다.
  관객들 사이에서도 놀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원의 추궁에 엔리케는 필사적으로 변명을 이어간다.
  어떻게든 동요를 억제하려고 했지만
  그는 그것을 감출만 한 그릇이 아니었다.
  동업자들의 의혹의 눈길 앞에서
  변명을 계속하는 그의 모습은 우습기까지 했다.

  모두가 잭의 말을 믿기 시작했다.
  물론 7년 전에 엔리케가
  할에게 독을 사용했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그의 주장에는「뿌리」가 없다.
  반면, 잭의 주장에는「뿌리」가 있었다.

  뒷세계에서는 항상 배신이 따라다닌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계에서는
 「뿌리」――사물의 윤리적인 논리성이 중시된다.

  이「룰」을 따르면 증거는 의미가 없어진다.
  엔리케가 어떠한 제재를 받을 것은 확실했다.
  그것을 깨달은 엔리케는 단념을 한 것인지
  갑자기 변명을 멈췄다.

  할은 계속 서 있었다.
  여러 가지 감정이 넘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버지는 지지 않았다.」
  진실은 그녀의 마음을 달래 주었지만,
  동시에 깊은 상실감도 안겨 주었다.
  아버지는 나를 위해 죽음을 택했다.
  그것은 너무나 크고
  너무나 슬픈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그녀를 압박하고 있던 복수의 불꽃은
  완전히 그 기세를 잃고 말았다.
  불이 꺼지고 그것이 연기가 되어 피어오르고
  ……그리고 하얀 재가 되어버렸다.

 「……그런, 그런 일이……
   아빠는 나를 위해서………………!」
  끓어오르는 감정이 말로 바뀌어 흘러내리고
  그녀를 유지하고 있던 끈이 끊어졌다.
  바닥에 쓰러진 할은
  그 자리에 웅크려서 큰 소리로 울었다.

  그런 할을 바라보며 원은 잭에게
  위로의 말을 건내며 어깨를 쳤다.

 「오늘 밤은 최고의 밤이다.
   가능하다면 원하는 걸 들어주지.」
  라며 잭에게 속삭였다.

 「그렇다면 할을 데리고 가지.」
  잭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원은 답을 하지 못했다.
  할이 불쌍하다고 해도
  그녀는 엔리케의 장기 말이었다.

  7년 전의 일로 제재가 있다고 한들
  그녀를 풀어주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잭의 바람대로 해라.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거냐.」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홀의 전원이 얼어붙었다.
  모든 시선이 한점에 집중된다.

  시선의 끝에 있는 수염의 노인,
  샘록 대로였다.

 「그 아이는 놔주도록 해라.
   ……괜찮겠지, 엔리케.」

  엔리케는 힘없이 수긍했다.
  그제야 승리를 축하하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최종회 각자의 바람

  새벽녘이 되어서야 잭은 항구에 되돌아왔다.
  배는 환영처럼 새벽 안개의 저편으로 사라졌다.

 「날 어떻게 할 생각이야?」

 「어떻게 하고 뭐고 너는 이제 자유다.」
 「앞으로는 목숨을 거는 일에
   불릴 일은 없을 거야.」
 「좋을 대로 하면 돼.」

 「………………………」
 「………………저기, 잭.」
 「당신은… 당신은 어째서
   나한테 이렇게까지 해주는 거야?」

 「킹은 목숨을 걸고 너를 지켰다.」
 「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나의 목숨도 구해주었다.」
 「나의 생명은 킹이 준 생명이다.」
 「그렇다면 이 생명은 킹의
   바람을 위해 쓰는 것이 당연하지.」

 「……아빠의 바람?」
 「7년 전 킹은 후회를 하고 있었다고 생각해.」
 「자신이 어둠의 세계에 한쪽 발을 담그고 있어서
   딸인 너까지 위험해진 것을……」
 「너는…… 너만큼은
   어둠의 세계에 말려들게 하면 안 되었다.」
 「……그것이 킹의 바람이었다.」

 「………………………」

 「……이제 알았다면, 두 번 다시
   이쪽 세계에 관여하지 말도록 해.」
  잭은 마지막으로 말을 남기고
  할을 남긴 채,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

  ――칼바드 공화국.
  이 나라에는 동방에서 온 민족들이
  고향을 생각하고, 고향과 비슷하게 만든 거리가 있다.
  그런 마을의 북쪽 변두리에
  남루한 한 채의 술집이 서 있다.

  두 명의 승부를 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잭은 여전히 그 술집에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낮부터 술을 마시고 있었다.

  과거를 정리했을 터인 그지만
  그의 모습은 이전과 다른 점이 없었다.

  ――아니 바뀐 것도 있다.
  술의 양이 줄었다.
  폭음을 하지 않고 적은 양의 술만 마시게 되었다.

  오늘도 가게의 문이 비명과 같은 소리를 낸다.
  주점에 새로운 손님이 온 것이다.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할.

 「음…… 할?」
  잭이 당황한 목소리로 말한다.

 「어이, 무슨 생각이야!
   여기는 네가 올 만한 곳이 아니라고.」

  할은 움직이지 않은 채로 만면의 미소를 보낸다.
 「저기, 잭.
   승부를 겨루자. 몸이 떨릴 정도의 승부를.」
 「……단, 이번에는 아무것도 걸지 않고.」

                                           (끝)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블랙)

175
453
408912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블랙)

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