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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 소설] <섬의 궤적 2> 도박사 잭 문고판 6~10회 ┣ 게임



  이 글은 2014년, PS3 / PS Vita용으로 발매된 게임 <영웅전설 섬의 궤적 2>의 작품 내 소설로 등장하는《도박사 잭 문고판》(1~14권)을 정리한 글입니다. 본래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SC>에 등장한 게임 내 소설로, 이 소설의 후속작인《도박사 잭 2》가 게임 내 서적으로 등장하는 <섬의 궤적 2>에서 '문고판'이 되어 재등장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위 게임의 PS Vita 한글판을 이용해 게임상의 텍스트 내용을 가감없이 옮겼습니다. 가독성을 감안하여 1~5회 / 6~10회 / 11~14회로 나눠 올립니다. 저작권상 문제되는 바가 있을 시 알려 주시면 삭제하겠습니다.


  제 6회

  할이 주점을 방문한 다음 날 밤, 잭은
  카드 내용에 따라 항구로 향하고 있었다.
  진귀하게도 술은 한 방울도 마시지 않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뒤를 밟히고 있다는 것은 눈치채고 있었다.
  잭은 그게 엔리케라는 남자의
  수하인 것도 알고 있었다.

 「안심해.
   나는 도망가거나 숨지 않으니까.」
  뒤를 돌아보고 큰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반응은 없었다.
  「칫, 재미없는 녀석들이군.」
  방향을 바꾸고 다시 뒷길을 걷기 시작했다.

  오늘 밤은 초승달이 뜬 밤.
  잭은 가로등 불빛에만 의지하며
  밤길을 한결같이 걸었다.
  예전에 킹과 펼친 대승부,
  그 광경을 떠올리면서………

  너무나도 강해서
  「킹」이라 불렸던 전설의 갬블러.
  킹은 잭의 스승이기도 하며
  동시에 최대의 라이벌이기도 했다.
  7년 전, 잭은 킹과
  일생일대의 대승부를 벌였고――
  잭은 그 승부에서 승리자가 되었다.

  두 명의 승부는 공화국의 어둠에 둥지를 트는
  유력자들의 권력 다툼에 이용당하고 있었다.
  킹은 패배의 책임을 명목으로…… 죽임을 당했다.
  간접적이라고 해도 잭이 킹을
  죽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주점을 나온 지 약 한 시간 정도 되었을 때,
  드디어 그의 눈앞에 항구의 모습이 펼쳐졌다.

  어둠이 드리워진 해상에 거대한 배가 떠 있었다.
  ……7년 전, 잭과 킹이 탔던 배다.
  칠흑같이 어둡게 칠한 선체는 어둠에 동화되어
  잘 보지 않으면 그 존재를 눈치채기 어렵다.

  트랩에 다가가는 잭을
  작은 사람의 그림자가 그를 맞이하였다―― 할이다.

 「잘 왔어. 빅토리 잭.」
 「설마 제 발로 올 줄은
   생각도 못 했어.」
 「후후, 그 배짱만큼은 인정해 줄게.」

 「………………………」
  평소라면 농담이라도 한마디 던졌을
  잭이지만 오늘 밤만큼은 달랐다.
  할을 곁에 두고
  그는 곧바로 배에 탄다.
  선창의 빛에 그 눈동자는 창백하게 빛났다.

  기적 소리가 깊은 어둠에 빨려 들어간다.
  배는 천천히 해안 절벽에서 멀어진다.


  제 7회 어둠의 만찬회

  배는 소리도 없이
  매끄러운 어둠 위를 달리고 있었다.

  조용함에 가득찬 밖과 달리
  철판 한 장을 사이에 둔 선내에는
  모든 빛과 소음이 넘치고 있었다.
  대륙 각지에서 모아온 잡화들과
  쾌활한 음악을 연주하는 악사들……
  왕국에서 수입된 샹들리에의 불빛이
  사람의 욕망을 골고루 비추고 있었다.
  선체의 중앙에 위치한 홀에는
  승객들이 만찬 후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모두 신사인척 점잔을 빼고 있지만
  공화국의 뒤에서 암약하는 유력자들이다.
  술과 식사, 그리고 도박을 즐기면서
  다음은 누구를 죽일까라는 상의를 하는 집단이다.
  멤버는 7년 전과 크게 바뀌지 않았다.

  홀의 가장 후미진 곳에는
  마치 숨겨진 것처럼 마련되어 있는 귀빈석――
  7년 전과 같이, 한 무리의 남자들이 있었다.
  호위들에 둘러싸여 있는 한 명의 노인.
  그 사람이 이 선내 파티의 주최자.
  샘록 대로였다.

  배꼽까지 내려오는 흰 수염은
  그의 상징이며, 동시에 권위의 상징이기도 했다.
  수년 전에 현역에서 물러났지만
  복수의 조직 상담역을 맡는 등,
  그 영향력은 아직도 줄어들지 않았다.
  정말 뒷세계의 괴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 샘록 대로는
  1년에 한 번 열리는 선내 파티의
  유력자들의 중요한 정보 교환의 장소가 되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중에는 서로 우호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도 있다.
  엔리케와 원이다.

  엔리케는 7년 전 그리고
  이번까지 두 번의 갬블러 승부를 기획한 자이다.

  원래는 도력기, 그것도 병기의 상인이었지만
  10년 전에 동방인가와의 거래를 시작함과 동시에
  약품의 밀수 등의 비즈니스로 영역을 넓히고,
  순식간에 세력을 확대한 신진기예의 악당이다.

  한편, 원은 동방인가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이 일대를 근거지로 활동한 악당으로
  양아치들이나 건달, 조폭들을
  하나로 묶은 조직의 정점에 선 인물이다.

  이 10년간, 동방인가는 엔리케와 원,
  새내기와 선임 세력 다툼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양쪽은 서로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고,
  피로 피를 씻는 항쟁을 되풀이해 왔다.

  그런 상황 속에서 7년 전 엔리케가
  제안한 갬블러 승부였다.
  최고의 갬블러에 의한
  사기 기술 가능, 1대 1의 대승부.
  이 승부에 동방인가의 세력권을 거는,
  이것으로 무익한 항쟁을 조금이라도 줄이자고
  원에게 제안을 했다.

  당초, 원은 이 기획을 반대했었다.
  물론 항쟁이 계속되는 것은
  그의 조직에게도 손해였다.
  하지만 고지식한 기질을 가진 원은
  안이하게 새로운 것에 뛰어드는 남자가 아니었다.

  엔리케는 이 계획을
  샘록 대로에게 가져갔다.
  그리고 대로는 승부의 개최를 허가했다.

  대로는 원의 일가의 상담역이기도 했다.
  그가 허가를 한 이상, 원도 승부를
  허락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 8회

  시계 바늘이 11시를 가리킨다.
  잭과 할의 승부는 0시에 시작이다.
  할은 엔리케의 방에서 시작 시각을 가리키고 있다.

 『너의 아버지는
   7년 전에 병으로 돌아가셨어.』

  모친에게 그렇게 들으며 자란 소녀는 3년 전,
  아버지가 승부에 의해 죽은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시간을 어머니와 보낸 그녀에게
  아버지의 추억은 대부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둘도 없는 존재로서
  그녀의 마음 깊이 자리잡고 있었다.

  가장 선명하게 기억나는 건 도박장의 광경이다.
  자주 데려가지는 않았지만
  마치 마법과 같은 화려한 카드 놀림으로
  신사들의 기를 눌러버리는 아버지의 모습은
  그녀에게 있어 동경 바로 그것이었다.

  기억 속에 있는 마지막 추억은
  침대에 엎드려 있는 할의 손을 잡고
  안심하라며 다독여주는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그 기억때문인지 그녀는 아무리해도
  어머니가 말해주는 아버지의 최후를 믿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본 아버지는 평소와 같이 건강해 보여서
  바로 병으로 쓰러졌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리고 어느날,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마을에 쇼핑을 하러 간 그녀는
  문득 어릴적 기억에 있던 뒷길의 도박장으로 향했다.
  거기에서 양아치들의 잡담을 들은 순간,
  그녀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깨달았다.
  도박장에 드나드는 사람들에 의하면
  7년 전의 승부는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였다.

  진실을 안 그녀를 지배한 것은
  단 하나의 감정이었다.
  잭을 향한 복수심.
  그녀는 아버지의 수준까지 실력을 닦기로 맹세하고
  도박장 출입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 그녀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말을 건 사람이 바로 엔리케였다.
  7년 전 잭의 승리에 걸어
  원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그는
  이번에는 킹의 딸인 할이
  잭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그 승부를 재현하기로 했던 것이다.

  할에게 있어선 절호의 기회였다.
  그녀는 어머니와의 연락을 끊고
  엔리케의 조직에 몸을 의지했다.
  원래 가지고 있던 엄청난 재능을
  모두 쏟아부어 필사적으로 연습한 그녀는
  불과 3년만에 킹의 영역에 이르렀다.
  승부의 때를 기다리는 할의 눈동자에
  지난 3년간이 비치고 있던 것일까――
  소파에 걸터앉은 채,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큰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애쓸 필요 없어.」
   엔리케가 상냥하게 말을 건다.

 「걱정하지 마.
   나 애쓰거나 그런 거 아니야.」
  할의 얼굴에 아주 잠깐,
  근심스러운 표정이 떠오른다.
  하지만, 다음 순간에는
  포커페이스로 돌아가 있었다.

 「지금은 그저 잭이 비참하게 진 모습……
   그것을 보는 것이 기대될 뿐이야.」

  할의 말을 듣고 엔리케는 미소를 짓는다.
  승리를 확신한 것일까?
  그 삐뚤어진 얼굴이 더욱 삐뚤어졌다.


  제 9회 회상

  할이 엔리케의 방에서 대기하고 있는 한편,
  잭은 홀에 있는 바의 카운터에 앉아있었다.
  여기에서는 승부의 무대가 한눈에 보인다.

  그는 부탁한 술을 입에 가져가지도 않은 채,
  그저 승부의 무대를 계속 바라보고만 있었다.
  아무리 바라봐도 변하지 않는 풍경.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7년 전의 일이
  마치 어제였던 것처럼 떠오른다.

 「괜찮다면 한턱내도 될까?」
  누군가가 잭의 뒤에서 말을 걸었다.
  잭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7년 전을 떠올릴 것도 없이,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일지는 명확했다.
  원이다.

  원은 7년 전, 킹의 승리에 걸었다.
  킹을 죽이라고 명령 내린 것은
  사실 이 남자였다.

 「킹을 뛰어넘은 잭의 기술……
   기대하고 있어.」
  그것만 말하고 원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킹을 뛰어넘은 잭……인가.」
  잭은 비웃는 것 같이
  입술의 한쪽 끝을 올렸다.

  분침이 또 다시 이동한다.
  ……11시 50분.
  10분 뒤면 승부가 시작된다.

  홀에는 관객들이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모두 오늘밤의 승부를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두 명에게 미라를 거는 사람도 가득하다.
  엔리케와 원의 승부에 비교하면
  승부라 부를 수도 없는 액수지만.

  할은 엔리케와 함께 홀에 들어왔다.
  그녀는 바로 자신의 자리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조용히 다가가 앉았다.
  갤러리에 대한 긴장감은 없는 것 같았다.

  할이 자리에 앉는 것을 확인하고,
  잭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관객들은 할과는 달리 유명인인 잭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이런 환성에 싸여 도망치려고 했던
  7년 전의 자신이 떠올랐다.

  잭과 할, 두 사람이 자리에 앉았다.
  홀의 중앙에 설치된 케이블.
  두 사람은 마주 앉아 있었지만
  결코 시선을 마주치지는 않았다.

  침묵 속에 시간만이 지나고 있었다.

  두 사람이 자리를 잡자 약간의 시간을 두고
  검은 복장의 남자가 테이블의 옆으로 다가왔다.
  7년 전과 같이 카드를 나눠주기만 하는 남자.
  샘록 대로가 준비한 딜러였다.

  남자는 테이블의 밑에 있는 스위치를 누른다.
  그러자, 테이블의 주위가 한 단계 낮아지고
  결전의 무대는 관객들이 내려보는 형태로 변했다.

  잭의 뒤에는 원과 그의 조직원들이,
  그리고 그 반대에는 엔리케 일당들이
  두 사람에게 뜨거운 시선을 던진다.
  거기에 한층 뒤에서 그 장소를 바라보고 있는 것은……
  말할 나위 없이, 샘록 대로였다.

 「자, 오늘은 리벤지 매치다!」
  7년 만의 대승부를 앞두고
  흥분을 억제할 수 없게 된 엔리케가 외쳤다.


  제 10회 승부의 시작

  작은 테이블을 끼고 두 명이 대치한다.
  둘의 앞은 칩으로 만들어진 산.
  어느 한 쪽의 칩이 떨어져야
  이 승부가 끝난다.

  시계의 바늘이 심야 0시를 가르킨다.
  잭과 할의 대승부가 조용히 시작되었다.

  ――승부는 일진일퇴.
  잭이 이기면, 바로 할이 이기고
  할이 이기면 잭이 또다시 이겼다.
  서로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는다.
  그 접전에서 놀란 것은
  원과 그의 주변인들이었다.
  잭에게 건 사람들은 모두 야유를 보냈다.

  승부 중, 할은 틈틈이
  잭에게 말을 걸었다.
  대화로 상대를 무너트리는 상투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할의 집요한 태도는
  누가 보더라고 이상했다.
  하지만 잭은
  그런 할의 말에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
  승부가 시작되고 30분
  침묵을 깨고 돌연 잭이 입을 열었다.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주위에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해
  조용히 말을 이어갔다.

 「남자에겐 동경하는 존재가 있었다.」
 「남자는『동경하는 사람』같이 되고 싶어서
  『동경하는 사람』에게 이기고 싶어서
   ……『동경하는 사람』에게 접근했다.」

  ――두 사람이 카드를 공개한다.
  잭, 원페어.
  할, 투페어.
  잭의 칩이 할에게 이동한다.

 「후후, 어떻게 된 거야, 잭?
   이것도 작전의 일부인 건가?」
  가끔 할이 해살을 놓아도
  잭은 그것에 상관 않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남자는『동경하는 사람』의 기술을 훔치고
   스스로 기술을 더욱 연마했다.」
 「그 노력으로 남자는 어느새
  『승리』라 불릴 정도로 강해졌다.」

 「그때, 그런 평판에 주목한 놈이 있었다.」
 「최강이라 불리는
   두 명의 갬블러를 붙여놓는다.」
 「…이만큼 재미있는 쇼는 없었다.」

  엔리케의 귀가 쫑긋하고 움직인다.
  잭의 이야기에는 무언가 걸리는 것이 있었다.

 「남자는 쇼의 제안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동경하는 사람』과의 일생일대의 대승부였다.
   남자의 마음은 요동쳤다.」

 「그때의 남자에게는 주변 따위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물며, 지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
  할은 어느샌가
  잭의 이야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건 관객들도 마찬가지였다.
  홀에 있는 모든 사람이
  잭의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 두 사람이 카드를 공개한다.
  잭, 노페어.
  할, 풀하우스.
  잭의 칩이 할에게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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