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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2] <랩소디아> 플레이의 추억(스포있음) ┗ 게임라이프





  - 《환상수호전》시리즈의 외전 작품으로, <환상수호전 4>(이후론 <환수 4>로 부르겠습니다) 스토리의 전일담 겸 후일담입니다. 전작에서 미해결 떡밥으로 남았던 요소들이 이번 작에서 해결됩니다. 특히 <환수 4>의 집단전투(=해전)에서 사용되던 '문장포'의 렌즈 부품인 '사안邪眼'이 스토리의 중심이 됩니다. 제작진으로선 150년 뒤의 이야기인 환상수호전 1~3에도 없었던 '문장포'란 오버 테크놀로지 병기를 깔끔하게 하차시키려 했는지도...

  - 장르는 SRPG. 캐릭터의 측면이나 후방을 떄리면 데미지가 더 들어간다든가, 지형 타일마다 속성이 있어서 저마다의 속성을 지닌 특정 캐릭터를 어느 속성의 지형에 두느냐에 따라 버프를 받기도 / 너프당하기도 하는 요소라든가 하는 전략적 요소도 제법 들어가 있습니다. 캐릭터를 뿔 달린 말이나 바위새 등에 탑승시켜 싸울 수 있는 시스템도 있지만 이쪽은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 108성을 모두 동료로 삼고, 이들 중 어느 누구도 집단전투에서 사망하지 않으면 볼 수 있는 <환수 4>의 진 엔딩 클리어 데이터를 플스 2 메모리 카드에 저장하고 있을 경우, 게임 시작 시 이를 계승하는 게 가능합니다. 데이터를 계승했을 경우 <환수 4> 주인공과 스노우가 동료로 들어옵니다.

  - 스노우는 그닥 강한 캐릭터도 아니고 적에게 격파당하면 높은 확률로 사망해버리나, 4주는 이 작품에선 '벌의 문장' 을 페널티 없이 다룰 수 있게 되었다는 버프요소를 받아, 전작에서는 양날의 검처럼 운용해야 했던 진문장을 이번 작에선 마음껏 쓰고 다닐 수 있으며, 그 성능도 강력해서 속성버프만 잘 받는다면 쓰러뜨리지 못할 적이 없는 강력한 캐릭터가 됩니다. 운용을 잘못해서 적에게 격파당해도, 레귤러 캐릭터들과 마찬가지로 절대 사망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든든하지요.

  - 이야기는 <환수 4>이전의 전일담에서 시작되는데, 여기서 전작에선 언급만 되었던 해적왕 에드거가 애인 키카, 친구인 브란도와 함께 행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환수 4>의 시점에서 키카의 심복이었던 시구르드와 하베이가 어떤 과정을 거쳐 키카 밑으로 들어갔는지가 나옵니다. 그리고 에드거가 왜 <환수 4>에서 등장하지 않는지, 브란도가 왜 <환수 4>에서 그런 꼴이 되었는지도 설명됩니다.

  - '사안' 에 쬐인 캐릭터가 어류인간魚人이 되어버리는 광경을 처음 보고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주인공 '키릴' 이 입은 이때의 트라우마는 이후 전투에서 디버프 요소로 반영되어, 스토리 후반부의 어느 시점까지 키릴은 어류인간의 HP를 1 밑으로는 절대로 못 깎게 됩니다. 주인공을 굴려대고 햄볶지 못하도록 하는 게 환수 시리즈의 국룰이지만, 그걸 전투의 디버프 요소로 반영하였던 건 이게 처음이 아니었을까 하고(...)

  - 키릴의 성우는 (한창 하가렌으로 잘 나가던 시절의) 박로미. 레귤러 캐릭터들 중 '세네카''시메온'의 성우는 사이가 미츠키. 최종보스의 성우는 전작의 브란도 성우였던 故 후지와라 케이지.

  - 전작의 데이터를 연동하든 연동하지 않든, 전일담이 끝나고 <환수 4>의 후일담이 시작된 후론 '벌의 문장' 이야기는 더 이상 갈등요소로 부각되지 않습니다. 이번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사안'은, 이계에서 환상수호전 세계로 소환 -> 크루크 황국에 팔려감 -> 에르일 요새에 배치되었다가 4주 일행에게 파괴된 전작의 준 최종보스(1:1 대결로 붙어야 하는 최종전이 따로 있지만 난이도로 보나 스케일로 보나 이쪽이 사실상의 최종보스)에게서 난 '열매'로, 본래는 신병기 '문장포'의 렌즈로 사용되었으나 또 다른 이용법을 찾아낸 사람들이 이를 악용할 목적으로 긁어모으기 시작합니다.

  - 전작에선 두루뭉술하게만 나왔던 크루크 황국의 내부사정도 부각되며, 최남단 에르일 요새 외에는 <환수 4>에 등장하지 않았던 크루크의 영토가 게임 중반 이후의 스토리 무대입니다.

  - 크루크 황국의 양대 파벌 - 황왕파와 장로파 - 의 대립 속에서 장로파의 모 유력자가 황왕파를 축출할 목적으로 사안들을 끌어모으고, 황왕의 딸인 미란다 황녀를 꼬드겨 그녀의 딸인 코르셀리아를 괴뢰로 삼으려 하는 등 암약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크루크에 풍파를 일으키게 되고, 이에 우연히 코르셀리아를 보호하게 된 키릴 일행 + 환수 4의 아군 캐릭터들이 장로파에 맞서 싸운다... 는 식으로 전개됩니다.

  - 후반부 스토리를 누설할 생각은 없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 중의 하나가 최종보스였습니다.《환상수호전》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가 '내심은 좋은 녀석' 내지 '주인공이랑 대립하지만 납득할 수 있는 정의를 가진 녀석' 내지 '사실은 불쌍한 녀석' 같은, 사연 없는 악당이 꽤 드물다는 점이고 특히 1~4의 최종보스들은 100% 그런 성향을 지녔는데 이 작품의 최종보스가 처음으로 공식을 깼습니다.

  - "나는 누구보다 이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었다"지만 사실 자신의 적은 물론 적도 아군도 아닌 사람, 심지어 자기 사람들조차도 일회용품처럼 다루면서 그야말로 공감하거나 동정할 여지를 주지 않아, 환상수호전 시리즈 통틀어도 Top 3 안에는 들 듯한 질 나쁜 악역, 이란 것이 이 작품 최종보스의 민낯이 아닐까 싶어서 당시에 엄청 분개하면서 게임했던 기억이 나네요.

  - 저는 이 작품에 만족하기도 했고 한편으론 그 한계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환상수호전 4>의 후속작으로서 <환수 4>의 스토리를 잘 보완하고 <환수 4> 캐릭터들을 많이 등장시키면서 이야기에 매듭을 잘 지었다는 점에선 평가받을 만 하며, 환상수호전 시리즈 최초로 시도한 SRPG 게임으로서도 평타 이상의 재미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반대로 이 게임이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 게임이었던 <환수 4>의 후속작이며 그 스토리도 <환수 4>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었다는 점 때문에 신규유저 유입이 이루어지기 힘들었다는 태생적 한계에다가, 비 레귤러 아군 캐릭터가 적의 공격을 받아 격파당했을 때의 사망률이 너무 높고(거의 파이어 엠블렘 클래식급..) 적 AI도 HP가 많이 깎인 캐릭터(와 레벨 낮은 캐릭터)를 우선적으로 노리기에, 아무리 <환수 4>에서 애정을 갖고 키운 캐릭터가 있더라도 결국은 사망위험이 없어 부담없이 쓸 수 있는 랩소디아 레귤러 캐릭터 중심으로 플레이하게 된다는 점은 많이 아쉬웠습니다.

  - 또 하나,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제언으로 시작되는 시메온의 '어류인간 인간으로 되돌리기' 실험이 온갖 희귀 아이템을 요구하면서도 허망한 결말로 끝이 나는 것이 애석했습니다. 이 정도 노가다를 요구하는데 설마 희망적인 결과가 없겠어, 라고 굳게 믿다 쓸데없이 노가다한 걸 깨닫고 나니 심히 허탈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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