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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군상》호주 영화 '갈리폴리' 비평 ┣ 雜誌 歷史群像



  이 글은 잡지《歷史群像》제 43호(2000년 가을호) 158쪽의 기사인,《THE WAR MOVIE - 맹세(誓い, '갈리폴리'의 일본어판 제목)》를 번역한 것으로, 테르시오 쿠도(テルシオ工藤, 역주 : 익명의 집필자) 님께서 집필하신 글입니다.

'갈리폴리' 미국판 DVD 패키지(출처 : 아마존)


  - 제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5년 5월의 호주 서부. 소를 몰면서 살아가는【아치(마크 리)】와 철도 캠프에서 일하는【프랭크(멜 깁슨)】두 젊은이는 100야드를 10초만에 주파할 수 있는 빠른 발의 소유자들로, 경기모임을 통해 서로 알고 지내는 친구사이다. 이 시기, 유럽과 멀리 떨어져 있는 이 땅에도【갈리폴리】에서 호주군이 분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영국의 유배지로서 출범하여 1901년에【영 연방】의 일원으로 편입되었던 호주이지만 전쟁에 대한 여론은 다양하여, 이는 이 영화의 두 주인공을 통해서도 상징적으로 다뤄진다. 아치는 영국을 위해 한 목숨 바치는 걸 명예롭게 여기며 "100야드 12초짜리도 군대가는데" 란 말을 남기고 가출하듯 군대에 지원했고, "여기는 자유로운 나라야. 전쟁은 영국이 멋대로 시작한 거고." 라고 냉담히 말하던 프랭크도 '장교가 되어 관록을 쌓기 위해' 그 뒤를 좇다시피 하여 군에 지원한다.

  두 사람은 연습지인 이집트에서 재회하여 함께 갈리폴리【안작 해안】에 증원으로 보내진다. 이곳은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인 교두보로, 전선 참호들이 리얼하게 재현되었고 참호에서 적진을 엿보기 위한 '잠망경潛望鏡' 이나 빈 깡통을 개조한 '수제 수류탄' 같은 소품들도 등장하기에 흥미롭다.

  8월, 영국의【수브라 만 상륙】때 두 사람이 속한 부대는 투르크군을 견제하기 위해 전면의 적 진지를 공격할 것을 명 받는다. 준비포격을 가해 투르크군을 쫓아버린 후 돌격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포격 지휘관의 시계時計가 빨랐던 탓에 예정보다 일찍 포격이 종료되고 만다. 다시 진지로 복귀한 투르크군이 전투준비를 갖추는 걸 본 지휘관【버튼 소령】은 공격에 나서길 주저하나, 그의 상관인 대령은 공격지령을 내린다. 제 1파와 제 2파가 참호에서 뛰쳐나가 총검돌격을 감행했지만, 배치되어 있던 다섯 자루의 기관총 앞에 무더기로 쓰러져 전멸하고 만다.

  버튼 소령은 부하장교에게 전신을 보내어 상황을 보고토록 하나, 통화 도중에 전신이 차단당하면서 발빠른 프랭크가 전령으로 파견된다. 전선의 상황을 모르는 대령은 프랭크의 설득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공격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으리라 보면서 아치가 소속된 제 3파 부대에 공격에 나설 것을 명령한다. 버튼 소령은 최후의 수단으로 대령의 직속상관인 장군에게 직접 사태를 호소하기 위해 프랭크를 다시 보낸다. 프랭크의 직소를 받던 장군에게 수브라 만 상륙이 성공했다는 제 1보가 들어오면서 장군은 견제의 의미를 잃었다고 보고, 제 3파 공격중지를 허가한다. 프랭크는 이 낭보朗報를 가지고 전선을 향해 질주하나 바로 그 때 전선에는 전신이 돌아왔고, 상륙이 성공하였음을 모르는 대령은 공격을 시작하라고 강요한다.

  "이건 살인입니다."
  "살인이라도 좋으니 나가!!!"

  두 젊은이의 시선으로 묘사된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충실한 고증에 기반하여 창작되었는데, 호주 사람들이 영국에 품고 있는 복잡한 양가성은 물론, 온갖 착오와 우연들이 교차하는 전장의 비극 + 버리는 말로 쓰여지며 고깃덩어리 시체가 되어 나가는 병사들의 운명을 묘사하면서 고요히 전쟁의 무참함을 전해준다. 거칠지만 장난기 있고 전장에선 움츠러들기도 하는 프랭크 역을 열연한 멜 깁슨은, 이후 미국에서 활동하며 '리썰 웨폰' 같은 흥행작을 배출했다는 건 잘 알고 계실 것이다.

  7천 3백 명의 호주 젊은이들이 전사한 '갈리폴리 전투' 는 이 나라가 자립의 길을 걸어가는 과정에서 피할 수가 없었던 통절한 사건으로 전승되어 내려오고 있다. '시드니 올림픽' 을 기회로 그러한 호주의 역사에 관심을 가져 보시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리고 해외에선 신작 전쟁영화들이 예정대로 줄을 서고 있다. 열거하자면 멜 깁슨의 차기작으로 미국 독립전쟁에서 영국군을 상대로 활약하는 '패트리어트' / 2세기 후반 로마군의 전투가 그려진다는 '글래디에이터'. 그 외에도 암호 해독정보 쟁탈전을 배경으로 삼은 잠수함물 영화 'U-571' / 대작 '진주만'이 촬영중에 있다.


덧글

  • 꾀죄죄한 하프물범 2020/09/20 22:23 # 답글

    마이웨이와 플롯이 닮아 보이는 건 설마 기분 탓이겠죠;;
  • 3인칭관찰자 2020/09/20 22:36 #

    주인공 두 사람이 달리기의 달인이라는 점, 같은 전장에 던져졌다는 점 외에는 공통점은 딱히 없었던 것 같습니다.
  • 꾀죄죄한 하프물범 2020/09/22 14:27 #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 함부르거 2020/09/21 13:08 # 답글

    갈리폴리는 윈스턴 처칠의 입을 닥치게 만들 수 있는 마법의 단어였죠. 호주 사람들한테는 피눈물 나는 이야기입니다만.
  • 3인칭관찰자 2020/09/21 13:44 #

    두고두고 회자되는 처칠 일생 최대의 실패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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