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8년 PS4용으로 발매된 게임 <영웅전설 섬의 궤적 4>의 읽을거리로 등장하는 에레보니아 제국의 기록물형 아티팩트(궤적 시리즈 내에선 대체로 '현존하는 고대유물' 을 지칭)《검은 사서黒い史書》(1~13권) 중 마지막권의 내용이 담긴 글입니다.
(그 자체의 내용보단 최종권을 입수하여 가져다 준 사람의 정체를 놓고 말이 많았던)

검은 사서 ⑬『황혼의 끝에서』(칠요력 1206년 ~)
황혼이 시작된 후, 두 갈래의 흐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나는 '대지의 용'. 일곱 개의 머리와 턱으로 세계를 삼키려 하는 강철의 힘.
또 하나는 '천의 아지랑이'. 거대한 용을 얽어매어 그 목을 치려 하는 최선의 한 수.
'빛을 두른 날개' 는 다시 날아오르지만, 그것이 일으키는 바람은 너무나 미약하여 염려스럽다.
성녀聖女가 산화散華한 후, 거짓된 소금 말뚝과 종언의 요새要塞가 나타나 이윽고 세계는 어둠 속에 가라앉으리라. 그것은 확정사항確定事項일 터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인과율因果律을 기록하는 위상기관位相機關이다.《아크 루주(붉은 성궤)》와《로스트 제움(거대한 검은 철퇴)》의 격돌 끝에 태어난 이 "이야기" 가 파멸적인 결말을 맞을 거라는 건 명백하나... 내다보지 못하는 지평地平 역시 존재하여, 그것이 "사람" 과 "사람들" 의 비합리적인 흔들림과 공진共振할 때 일으키는 결과는 기술할 수가 없다.
그런 실낱같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이로써 초대 아르노르가 기동시킨 이래 1206년에 걸친 이 책의 역할을 마친다.
바라건대 사람에게 행운이 있기를. - 제 03 인과율기술기관 <아조스AZ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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