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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군상》영화 '로마 제국의 멸망' 비평 ┣ 雜誌 歷史群像



  이 글은 잡지《歷史群像》제 52호(2002년 4월호) 158쪽의 기사인,《THE WAR MOVIE - 로마 제국의 멸망》을 번역한 것으로, 타케노우치 레기오(竹之内レギオ, 역주 : 익명의 집필자) 님께서 집필하신 글입니다.


  먼 옛날의 전쟁에 흥미를 지니신 분께 알맞은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스펙터클한 사극이다. 제작비용 폭등과 TV 보급 등에 밀리면서 한동안 명맥이 끊기다시피 했으나, 작금에 와선 CG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다시 등판하는 추세다. 인기작 '글래디에이터Gladiator'에서 재현된 로마 군단과 콜로세움에서의 장관에 눈물지으신 분도 많으시리라.

  그러나 이런 종류의 영화가 전성기를 누리던 1950~1960년대엔 CG 같은 기술도 없어서 등장하는 건축물 모두는 실제로 세트장을 만든 것으로, 어마어마한 수의 엑스트라들을 동원하여 촬영이 이루어졌었다. 이번에 소개할 '로마 제국의 멸망The Fall of The Roman Empire' 은 스페인에서 촬영한 거작巨作으로, 왕년의 대작들 중에서도 손가락으로 꼽을만한 물건이다. 시대와 내용이 '글래디에이터' 와 거의 겹치므로 두 영화를 비교하시면서 시청하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그 간략한 줄거리는....

  2세기 후반, 5현제 중 하나인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マルクス・アウレリウス 】는【 도나우 강ドナウ川 】전선에서【 게르만 인ゲルマン人 】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황제는 여러 민족 간의 평화와 공존을 바라며 속령 모두에【 로마 시민권 】을 부여하겠다는 이상을 품고 있었으나, 걱정되는 건 장남【 코모두스コモドゥス 】가 잔혹하고 무정하여 후계자로서의 그릇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고뇌하던 황제는 코모두스의 친구인 군사령관【 리비우스リヴィウス 】에게 제위를 물려주려 했기에 이로써 형제兄弟나 다름없이 자라난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이 생긴다.

  한편, 위기감을 느낀 코모두스의 측근이 황제를 몰래 암살하고, 진상을 알지 못하던 리비우스는 우정友情을 우선해 코모두스에게 계승권을 양도하나 로마로 개선한 코모두스가 펼치는 가혹한 압정圧政에 동방 속령에서 대대적인 반란反乱이 일어나는데....

  선제의 이상을 계승하여 게르만 인들과의 강화를 모색하고 있던 리비우스는 호출되어 파르티아(パルティア, 극중에는 '페르시아' 로 나온다)의 대군과 결탁한 반란군을 격퇴한다. 그러나 반란을 일으킨 지역의 시민을 집단처형하고 도시를 파괴하라고 강요하는 코모두스에게 리비우스가 격분, 자웅을 겨루기 위해 로마로 진군하게 되는데....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아우렐리우스의 딸로 리비우스를 연모하는【 루실라ルセラ 】, 코모두스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노검투사, 아우렐리우스의 고문으로 그의 이상에 목숨을 거는 그리스인 철학자 등이 엮이게 된다.

  로마가 절정을 지나치려 하던 그 순간, 멸망으로 선회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 작품은 흥행실적으로 보면 크게 실패하였다. 리비우스 역을 맡은【 스티븐 보이드スティーブン・ボイド 】는 이 정도의 거작 주연을 맡기엔 관록이 부족했고, 연기력도 평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 전체에 감도는 그 음울陰鬱한 분위기가 다수 관객들에겐 먹혀들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결점들을 차치할 수 있는 매력을 지닌 작품이라 하겠다. 아우렐리우스를 연기한【 알렉 기네스アレック・ギネス 】와 코모두스를 연기한【 크리스토퍼 플러머クリストファー・プラマー 】의 인상적인 연기 / 영화 역사상 최대의 오픈 세트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로마의 모습과 거기서 펼쳐지는 개선 장면 /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산간 도로를 질주하는 전차들의 경주 / 로마 병사들이 방패를 둘러 에워싼 즉흥의 결투장에서 벌어지는 1대 1의 사투 / 삼림지대에 잠복하였다 소리 없이 모여들어 일제히 로마군을 습격하는 게르만 인, 그리고 클라이막스 장면인 로마군과 동방 반란군의 대결전 씬. 프랑코 정권 하의 스페인 병사 8천 명과 말 1천 5백 필이 엑스트라로 참가하여 자아내는 장절한 광경은 잊기 힘들 정도로 박력이 있고, 땅을 울리며 육박해 들어오는 인간과 말들의 질량감은 CG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한 스펙터클한 장면 뿐만 아니라 북쪽 변경에서 초라한 화톳불 옆에 모여들고, 적전도망을 추궁받아 모든 의욕을 잃은 채 처형을 기다리고, 금화를 뿌려대는 걸 보고 즉각적으로 전의를 상실하는 인간다운 로마 병사들의 등신대等身大도 그러진다.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여념이 없던 로마 군단의 고투苦鬪를 실감하고, 작품에 투입되었던 당대 영화인들의 넘쳐나는 에너지를 체감하셨으면 한다. 하지만 영화 제목은 너무 나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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