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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나 다카시] 일본 헌법개정 연관도서 2권 소개 독서



  본 글은 2013년, 일본출판사 분게이슌쥬文藝春秋에서 단행본單行本으로 간행된 다치바나 다카시立花隆 님의 저서《독서뇌 내가 깊이 읽은 300권의 기록読書脳 ぼくの深読み300冊の記録내용 중【 헌법 9조와 2.26 사건, 다이애나 비 】대목의 일부인 '헌법 9조' 관련 내용(《난바라 시게루의 언어》《9조가 만드는 탈 미국형 국가》서평)을 번역한 것입니다. 위 책은 현재 종이책과 아마존 킨들 등을 통해 일본에서 활발히 판매되고 있는 책입니다. 가능한 한 필요한 부분만 번역하겠으며, 절대로 배포나 불법공유 목적으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여기서 명확히 하겠습니다.


  작년(2006) 8월 15일, 도쿄대학 야스다 강당安田講堂에서 「8월 15일과 난바라 시게루南原繁를 이야기하는 모임」이란 제목의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제 1부인 <8월 15일의 도쿄대학과 난바라 시게루>에서는 그 날 야스다 강당에서 종전의 조칙을 들었던 학생들 중 생존해 계신 어르신들의 추억담을 들었고, 제 2부인 <난바라 시게루의 역사적 의의와 현대적 의의>에서는 사사키 타케시佐々木毅 / 강상중姜尚中 / 타카하시 테츠야高橋哲也 / 오오에 켄자부로大江健三郎 등이 다양한 각도에서 난바라 시게루를 논했다. 헌법개정憲法改正과 전후체제戰後體制의 청산이 정치적 과제로 부각된 오늘날 "전후체제의 기초를 다진 난바라 시게루의 발언" 을 단서로, 전후 일본의 원점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자는 게 이 심포지엄의 취지였다.

(표지출처 : 아마존 재팬)


  심포지엄 내용을 빠짐없이 기록한 결실이 다치바나 다카시 편집《난바라 시게루의 언어》(도쿄대학 출판회. 정가 2,200엔, 세금 별도)이란 책으로 완성되었다. 초만원의 참가자들이 몰려든 심포지엄에 이어 이 책의 경우도 서점의 사전주문을 받아 곧바로 증쇄가 이루어졌다.

  이 책의 내용 중 절반 이상은, 종전終戰 전후시기부터 시작하여 1960년대까지를 아우르는 난바라의 발언을 기록한 것들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정치학자 난바라의 영지를 모은 결정체라 하겠다.

  난바라는 새로운 헌법을 높이 평가하는 입장에 서면서도 언젠가 일본에서 헌법을 개정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이 새로운 헌법을 개정하는 건 일본 국토에 주둔한 외국의 군사기지와 군대가 물러가고, 일본이 완전한 자유독립을 쟁취한 이후여야만 한다." 고 그는 발언했다.

  일본은 지금 그와 같은 완전한 자주독립을 획득하였는가?

(표지출처 : 아마존 재팬)


  시나가와 마사지品川正治가 집필한《9조가 만드는 탈 미국형 국가 - 재계 리더의 제언》(세이토샤青灯社, 정가 1,500엔, 세금 별도)은 그같은 물음에 "NO" 라 답한다. 일본은 사실상 미국アメリカ의 종속국가從屬國家이다. 일본 전토에 미군기지美軍基地가 있으며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세계 2위의 군사력을 보유한 자위대(自衛隊, 역주 : 2006년 기준으로)는 걸프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거치며 더욱 더 미군에 종속+일체화되었다. 해상자위대가 보유한 이지스함들은 미국 해군의 데이터링크 시스템과 연동되어 있기에 사실상 집단적 자위권은 발동되고 있는 상태다. 일본은 해외까지 나가서 미군의 병참업무를 떠맡는 군사적 종속국가가 되어버렸다.

  더욱 더 심각한 점은 일본이 정치적 / 경제적으로도 미국의 종속국가라는 점으로, 세계화世界化라는 슬로건 아래 미국의 패권형 자본주의적 세계지배를 수용하는 정치적 선택을 해 버렸다는 데 있다. 일본경제는 미국의 금융자본金融資本과 군산복합체軍産複合體를 더욱 살찌우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일본은 어떻게 하면 미국의 종속국에서 탈각할 수 있을까? "헌법 9조를 무기로 삼아 미국에게 대의大義를 들이밀어라." 고 시나가와 씨는 주장한다. 일본은 헌법 9조에 힘입어 '군산복합체가 경제를 리드하지 않고서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을 건설했던 세계에 자랑할 만한 경제모델' 을 만들어낸 바 있다. 헌법 9조는 일본경제 성장을 견인한 최대의 비밀임과 동시에 독자적인 국제적 존재감을 일본에 덧입혀주는 일본외교 최대의 비밀병기이기도 하다. 지금 정계와 재계에서 "9조를 없애라" 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나, 시나가와 씨는 이들을 "전쟁국가의 현실을 전혀 모르는 자들이 어리석은 주장을 한다." 고 비판했다.

  시나가와 씨는 중국전선에 투입되어 사선死線을 몇 번이나 넘나든 학도병學徒兵 출신자로, 전후에는 경제동우회経済同友会 전무이사를 역임한 재계財界의 장로분이다.

  시나가와 씨가 3고(역주 : 패전 이전 교토에 위치해 있던 일본의 제 3 국립고등학교)의 학생회장 신분으로 재학하던 시절, 사열査閱을 받으러 나온 교토의 사단장師團長 앞에서 군인칙유軍人勅諭를 암송할 것을 지시받은 어느 3고 학생이【 우리 나라의 군대는 대대로 텐노天皇가 통솔하시어 왔다. 】는 도입부를 "우리 나라의 텐노는 대대로 군대가 통솔하시어 왔다." 고 일부러 비틀어 암송하여 "뭐야 이 자식" 하면서 격분한 사열관에게 "뭐 잘못된 거 있습니까?" 라며 앙연히 대들었다는 에피소드에는 화들짝 놀라 버렸다. 이 사건의 불똥이 튀어 책임지고 전방에 지원병으로 출정해야만 했던 시나가와 씨 본인이 말씀하시는 것이니만큼 박력이 있었다.

(《슈칸분슌週刊文春》2007년 3월호 기고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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