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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춘추 Special》결혼사정으로 보는 현대 중국 (完) 세계밸



  이 글은 일본의 거대출판사인 분게이슌쥬文芸春秋에서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삼아 3달에 1번씩 계절별로 출간하는 잡지인《文芸春秋 Special》의 2016년 여름호 p.194 ~ 202, 소노다 시게토園田茂人 도쿄대학 교수님께서 집필하신《사회조사를 통해 여기까지 파악한 중국의 최신 결혼사정를 번역한 글입니다. 집필된지 2년이 다 되어가는 글이라는 한계점을 감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소노다 시게토園田茂人>

  1961년 아키타 현 출생. 도쿄대학 대학원 사회학연구과 박사과정 중퇴. 저서로《중국인의 심리와 행동》(NHK 북스),《불평등국가 중국》(중공신서中公新書),《차이나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共編著, 도쿄대학 출판회) 등이 있다.


  정체상태에 빠진 중류 의식

  중국의 경제는 착실히 성장하였다. 세대 소득도 착실히 신장되어, 우리들이 텐진에서 장기간에 걸쳐 행해 온 지역관측조사에서도 "삶이 여유로워졌다." 고 응답한 비율은 조사를 시작한 1997년부터 2014년이 될 때까지 80% 수준을 내내 유지했다. 그 중에는 해외에서 싹쓸이 쇼핑爆買い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유복해진 사람도 존재한다.

  그런 반면, 경제적 격차經濟的格差 역시 착실하게 확대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지역관측조사定点観測調査에서도 "소득격차所得格差가 지나치게 심하다" 는 의견에 찬성한 자는 2005년 이후로 2014년까지 일관되게 전체의 80% 가까운 비율을 점하고 있다. 미국 CIA가 편찬하는《월드 팩트 북world factbook》에 따르면, 소득분배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의 중국 평균은 0.473로 전 세계 평균인 0.395를 크게 상회하며, 이 수치는 그 "빈곤대국 아메리카" 보다도 높은 정도이다.

  그렇기에 중국인들이 꿈꾸는 "바람직한 생활수준" 에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인해 생겨난 것이 '중류 의식의 정체' 현상이다.


[그림 5] 텐진天津의 계층귀속의식 변화 : 1997-2014년

연도 / 계층
상류층
중상층
중층
중하층하류층
1997년
0.2%2.7%39.4%42.1%15.6%
2000년
0.6%8.6%48.8%28.3%13.7%
2004년
0.3%4.3%39.3%38.0%18.0%
2005년
0.4%2.9%28.1%42.4%26.2%
2008년0.8%2.7%37.2%41.2%18.1%
2009년0.2%2.0%29.6%45.6%22.5%
2010년1.0%2.0%32.3%47.4%17.4%
2011년0.1%4.6%36.5%43.3%15.5%
2014년0.4%5.0%45.2%34.3%15.1%

출처 : 텐진 지역관측조사(1997~2014)


  [그림 5]는 텐진의 지역관측조사에서 지속적으로 설문을 계속해 온 계층귀속의식階層歸屬意識이 어떤 추이를 보였는가를 제시한 것인데, 1997년 시점에서 스스로가 "중하층中下層" 에 속한다고 회답한 자는 42.1%였고, 2014년에 와서도 "중하층" 에 속한다고 회답한 자는 34.3%로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점하고 있다. 그리고 "중층中層" 에 속한다고 회답한 자들의 경우도 1997년에 39.4%였던 것이 2014년에는 45.2%로 증가하긴 했으나, 그 신장속도는 그다지 대단하다곤 하기 힘들다.

  일본의 내각부內閣部에서 실시해 온 <국민생활에 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후戰後 고도성장에 따라 스스로 "중산층" 에 속한다고 회답한 자가 늘어난 끝에 1960년대로 접어든 후론 "중산층 중에서 중류"에 속한다고 한 자가 전체의 60%를 돌파한 시기가 지속되어 갔었으나, 이에 비하면 중국에서 "중층" 에 속한다고 회답한 자의 비율은 명백히 저조하다. 실제로 [그림 4]를 보면 알겠지만, 결혼 필수품인 집을 '살 여력이 없는' 자는 대졸자들 중에서만 4분의 1 이상에 달했다.

  생활수준은 착실히 상승하는 중이지만, 그 이상으로 본인이 기대하는 생활수준이 뻥튀기되었기에 스스로의 생활을 "남들만큼 산다" 고 단언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제법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화되고 있는 자기책임의식

  아이러니하게도 시장경제화市場經濟化는 사회주의社會主義를 구가하는 중국에까지 자기책임自己責任을 강조하는 사회를 만들어내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국가와 정부가 주거에서 직업에 이르는 수많은 서비스를 책임져 왔던 데 비해, 시장경제화의 진척에 따라 민영화民營化 = 외부위탁화外部委託化가 확대되면서 국가나 정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익숙해져 있던 도시주민들도 서서히 자기책임의식을 내면화해가는 중에 있다.


[그림 6] 텐진에서 '자기책임화'가 진전되는 양상 : 2004~2011년(단위: %)

연도 / 조사 주제
개인ㆍ가족의 발전자녀교육
2004년
32%22.7%
2008년46.4%44.6%
2009년37.3%36.6%
2010년43.2%42.8%
2011년46.6%44.1%

주)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 고 대답한 비율을 수치화한 것이다.
출처 : 텐진 지역관측조사(1997~2014)


  [그림 6]은 텐진에서 실시한 지역관측조사에서【 개인ㆍ가족의 발전 】과【 자녀 교육 】을 책임하는 최대 당사자는 누구인가, 하는 물음에 '개인' 이라고 대답한 자의 추이를 제시한 것이다. 본래는 그 어떠한 사항에서도 "정부 책임이지." 하고 대답하는 경향이 강했던 도시쪽 사람들조차, 최근에 들어선 당사자 개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경향이 강화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자기 생활상의 곤란을 정부의 탓으로 돌리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원래부터 농촌 지역에선 토지집단소유제土地集團所有制 아래서 먹고 사는 건 본인이 챙겨야 한다는 통념이 있었는데, 이젠 도시 지역에서도 농촌과 같은 '자조ㆍ노력自助努力' 의 논리가 확대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 점은, 사람들이 종교宗敎에 귀의하고 싶어하는 커다란 원인을 만든다.

  치열苛烈한 경쟁에서 패배하고, 본인 스스로가 실패失敗의 책임을 짊어져야만 할 때, 사람은 실망감과 낙후감落後感을 맛본다. 반면 경쟁에서 승리하여, 풍요로운 생활을 손에 넣은 자들 역시, 스트레스로 가득한 일상에 지쳐 마음의 안정을 구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오랫동안 종교활동이 이단시되어온 중국에선 현재에 이르러 종교가 조용히 유행하는 중으로, 농촌 지역에서는 크리스트교 / 도시 지역에서는 불교가 세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사회 상류층과 하류층이 종교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중궈런민대학中國人民大學이 발표한 <중국 종교조사보고 2015년> 에 따르면, 조사대상이 된 4,392개에 달하는 종교단체 가운데 90%가 1982년 이후에 인가를 받았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불교사원들은 활발한 자선활동을 벌여가며 1년 평균 4.1만 위안(일본 엔으로 따지면 70.5만 엔 정도)의 의연금義捐金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들의 발전사發展史는 중국의 격차格差가 확대되고, 자기책임을 지우는 사회로 향해가는 역사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되돌아보면 중국에서 문화대혁명文化大革命이 막을 내렸을 때, 미혼자들이 넘쳐나 사회문제가 되자 직장과 중국 정부기관에선 댄스 파티 / 식사모임食事會 등 온갖 만남의 장을 제공하면서 월하빙인(月下氷人, 역주 : 중매쟁이) 역할을 수행하려 한 바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인민에 복무(=서비스)하는 것." 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서는, 그러한 일도 민간이나 개인의 노력에 떠넘기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텐진의 거리에서 맞닥뜨린, 아주머니들이 공원에 모여 '신부 찾기', '사위 찾기' 를 벌이던 광경은, 기실 눈물겨운 자조ㆍ노력을 요구하는 한 시대의 상징이기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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