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일본의 거대출판사인 분게이슌쥬文芸春秋에서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삼아 3달에 1번씩 계절별로 출간하는 잡지인《文芸春秋 Special》의 2016년 여름호 p.194 ~ 202, 소노다 시게토園田茂人 도쿄대학 교수님께서 집필하신《사회조사를 통해 여기까지 파악한 중국의 최신 결혼사정》를 번역한 글입니다. 집필된지 2년이 다 되어가는 글이라는 한계점을 감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소노다 시게토園田茂人>
1961년 아키타 현 출생. 도쿄대학 대학원 사회학연구과 박사과정 중퇴. 저서로《중국인의 심리와 행동》(NHK 북스),《불평등국가 중국》(중공신서中公新書),《차이나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共編著, 도쿄대학 출판회) 등이 있다.
사그라들지 않는 교육열敎育熱
개혁개방改革開放은 가족구조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가치관까지 크게 바꾸어놓았다.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일하든 일하지 않든, 급료는 똑같다."고 여겨져 왔었다가, 서서히 능력주의能力主義 / 성과주의成果主義가 제도적으로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그 전까지는 일자리도 국가에서 배정해주었으나, 노동시장이 정비되어 감에 따라 노동력을 파는 자와 노동력을 사들이는 자가 교섭交涉하게 되면서 현재는 일본과 다를 바 없는 취직활동이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스스로의 능력을 계발하여 보다 많은 소득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참가해야만 한다.
중국어엔 '망자성룡望子成龍' '망녀성봉望女成鳳'이라는 표현이 있다. "남자아이는 용이 되기를" 바라고, "여자아이는 봉황이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표현하는 단어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녀들을 용 / 봉황으로 만들 수 있을까? 다수 부모들의 해답은 "자녀가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는 과잉된 교육투자敎育投資가 유행하게 되었다.
베이징대학北京大學의 중국사회과학조사센터가 2011년, 중국의 25개 성省 / 시구市區에서 1만 6천 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이후로는 [조사 3] 이라고 약칭하겠다.) 조사대상 부모들 가운데 "자녀에게 학력은 필요하지 않다."고 답변한 비율은 고작 전체의 0.9%. 답변자의 80%가 "자녀를 대학까지 진학시키려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박사학위까지 취득시키고 싶어하는 부모도 21%나 되었다. 정작 자녀 본인이 대학까지 진학하기를 바라는 비율은 50%를 약간 넘는 정도였고, 박사과정을 밟고 싶어하는 비율 역시 6.7%밖에 되지 않았던 것과 대조된다.(<核子与父母的敎育期待差異在鄕里?>,《광밍르바오光明日報》2012년 8월 13일자 中)
그리고 조사대상 중에서 자녀를 둔 세대의 89.5%가 그들에게 과외보습수업課外補習修業을 받게 하고 있었고, 매주 평균 약 10시간 정도의 보습을 받도록 충당해주고 있었다.
각 세대가 매년 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은 전국 평균 1,616위안이 넘는다. 일본의 엔円으로 치면 27,800엔 정도(1엔 = 17.2위안으로 계산하였다. 이후로도 동일할 것이다)이나, 가계 평균수입이 3만 위안 조금 넘는 형편에서 수입의 5% 이상을 자식 교육에 투자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자녀를 대학에 보내고 있는 세대의 경우엔 그 비용은 급등하게 된다.
데이터가 좀 낡은 감이 있으나, 2005~2006년에 상하이 사회과학원 청소년연구소가 5,6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평균적인 세대수입이 윤택한 상하이上海에서조차 대학생 자녀를 둔 세대의 18% 이상이 "학비와 자녀 생활비가 세대 전체수입의 4분의 3 내지 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대답하였고, 전국적 규모로 조사하면 그 세대비율은 30%에 약간 못 미치는 숫자로 불어난다고 한다.
외동자녀가 대부분인 오늘날에는 교육을 둘러싸고 아들딸에게 거는 기대에 그다지 차이가 없다. 실제로 투자되는 교육비 액수를 비교해보면 아들보다 오히려 딸에게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이만큼 많은 투자를 하는 부모들 입장에선, 결혼시장에서 도저히 자녀를 헐값에 팔 수가 없는 것이다. '신부 찾기'나 '사위 찾기'가 열기를 띠는 것도 당연하다 하겠다.
교육투자에 대한 급부リターン는 충분한가
그렇다면 이러한 교육투자는 실제로 수지 맞는 행위인 것일까?
| 원 인 / 학 력 | 중졸 이하 | 고등학교 / 중전中專 | 대전大專 (전문대) | 대학교 |
수입이 부족하다 | 44.7% | 39.5% | 32.0% | 20.4% |
| 집을 살 형편이 안 된다 | 32.8% | 28.2% | 27% | 28.3% |
| 업무 스트레스가 심하다 | 11.4% | 17.4% | 25.1% | 30.6% |
| 사회보장이 불완전하다 | 9.7% | 10.8% | 16.5% | 23.8% |
| 질병 치료비가 너무 비싸다 | 37.6% | 31.6% | 26.6% | 20.1% |
| 사회의 불평등이 심하다 | 22.9% | 20.6% | 27.7% | 30.5% |
주) 복수답변이 가능하기에 합계 100%가 아니다.
출처 : 환구 여론조사 센터 編
《중국민의조사》(인민출판사) 2012년 출간. 225페이지
2011년, 환구 여론조사센터가 베이징 / 상하이 등 7개 도시에서 생활하는 18세 이상의 일반시민 13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행복해질 수가 없는 이유로 "수입이 부족하다.", "질병 치료비가 너무 비싸다."고 거론하는 자들 중엔 확실히 저학력자低學歷者가 많다는 것이 확인되었다.([그림 4] 참조) 고학력자高學歷者는 그 대신 업무 스트레스가 심한 것 같지만, 최소한 경제적 여유를 비교해보면 고학력자와 저학력자 사이에 커다란 갭이 존재한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학력격차는 더욱 심한 학력획득경쟁學歷獲得競爭을 낳게 된다. 저학력자 부모들은 무리해서라도 자식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노력하게 되기 때문이고, 이는 인생의 '패자부활전リターンマッ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 중국에선 의무교육義務敎育 / 대학입시제도大學入試制度가 정직한 제도라는 인식이 퍼져 있으며, 학력획득경쟁은 공평한 것이라 이해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하에선 학력경쟁을 회피回避하려는 심리적 메커니즘은 발동되기 힘들다. 연줄コネ / 권력権力을 이용하여 사회적 영달을 도모하는 건 비판을 받지만, 학력경쟁에서 승리하여 성공成功이란 보수를 받는 건 정당하다고 납득하기 때문이다.
2006년에 실시된 아시아 바로미터에서 교육의 사회적 기능으로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다.", "수입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답변한 자는 중국 농촌지역農村地域의 경우, 양쪽 다 70%가 넘었다. 그런 만큼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에서도 자연히 부모는 자녀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다. 고학력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농촌에서 자녀를 떠나보내야 하지만, 그런 리스크를 지불하고서라도 자식에게 학력學歷을 제공하려는 부모는 적지 않다.
[조사 2]에 따르면 농촌 출신 젊은이들도 '사업가起業家'(37.8%) / '관리직管理職'(21.2%)이 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직경험자轉職經驗者들 중 다수가 "급료가 짜다"(68.6%) / "승진가능성이 희박하다"(38.7%)는 걸 이직의 이유로 든 바 있다.
대학까지 진학하지 못한 자들도 보다 좋은 직업을 갖고 싶어하는 의식은 강하며, 일본과는 달리 한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걸 긍정적으로 보는 의식은 극도로 약하다. 오히려 대학원까지 진학한 자들의 경우엔 취업하려는 회사에 기대하는 조건이 까다로워서 쉽게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사태까지 나타나고 있다.(<學力越高求職越難 全國硏究生就業率不敵本科>,《중궈칭넨바오中國靑年報》2013년 1월 10일자 中)
배우자配偶者를 선택하는 것도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거나 상승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부모가 자식들의 결혼에 절대 무관심할 수가 없는 데는 이러한 배경이 작용한다.






덧글
공부로 출세할 수 있다던 전근대의 과거시험이 지금은 입시 등으로 훨씬 많은 사람이 더 몰려들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