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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춘추 Special》결혼사정으로 보는 현대 중국 (1) 세계밸



  이 글은 일본의 거대출판사인 분게이슌쥬文芸春秋에서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삼아 3달에 1번씩 계절별로 출간하는 잡지인《文芸春秋 Special》의 2016년 여름호 p.194 ~ 202, 소노다 시게토園田茂人 도쿄대학 교수님께서 집필하신《사회조사를 통해 여기까지 파악한 중국의 최신 결혼사정를 번역한 글입니다. 집필된지 2년이 다 되어가는 글이라는 한계점을 감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소노다 시게토園田茂人>

  1961년 아키타 현 출생. 도쿄대학 대학원 사회학연구과 박사과정 중퇴. 저서로《중국인의 심리와 행동》(NHK 북스),《불평등국가 중국》(중공신서中公新書),《차이나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共編著, 도쿄대학 출판회) 등이 있다.


  - 중국의 사회현상을 들여다보면 때때로 기시감과 위화감을 동시에 맛볼 때가 있다.

  얼마 전 텐진天津 거리를 걷고 있다가 어느 공원에서, 50대인 나와 동년배인 여성들이 플래카드 비슷한 것을 들고 모여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무언가에 대한 항의활동이라 생각했으나 무어라, 자기 자녀들의 신부ㆍ신랑을 찾기 위한 일군의 여성들이었다. 나이年齡 / 키身長 / 학력學歷 / 직업職業 / 성격性格 등 자녀의 스펙과 상대에게 바라는 조건을 제시한 카드를 들고서,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과 직접 '상담商談'하는 중이었다. 그 중에는 업자業者 비스무리한 자도 섞여있긴 했지만, 부모가 자식 결혼에 이 정도로 관여한다는 점에 솔직히 당혹스러웠다. 그러나 그 배후에는, 결혼연령 상승으로 미혼자가 증가하고 있는 어느 나라와 흡사한 절박한 현실이 존재한다.


  자기 집이 없으면 결혼할 수가 없다

  그건 그렇고, 중국의 젊은이들은 상대에게 어떤 조건을 요구하는 것일까?

  2014년 7만 명이 넘는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이후로는 [조사 1]이라고 약칭하겠다)에 따르면, 배우자를 선택할 때 중시하는 3대 조건은 남성의 경우 여성의 외모 / 건강 / 성격이었고, 여성의 경우 남성의 경제적 조건 / 건강 / 직업이었다고 한다.{<2014년 중국인 혼연상황 조사보고>(《신징바오新京報》2015년 1월 12일자)} 이와 같은 종류의 조사가 2015년 후난성에서도 행해졌는데, 결과는 거의 흡사하였고 여성의 경제력 중시 성향이 더 도드라졌다. 한 옛날의 중국에서 '계급성분(階級成分, 사회주의 혁명 이전에 속해있던 계급)'이 결혼의 중요한 조건이었던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농촌 출신자에 한하면, 여기에다 또 다른 조건이 붙는다.

  2011년, 농촌 호적을 갖고서 도시에서 일하는 20~31세 나이의 젊은이 2517명을 대상으로 행해진 질문표 조사(이후로는 [조사 2] 라고 약칭하겠다)에 따르면,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중시하는 항목 2위에 꼽힌 것이 "연장자를 공경하는가"였다. 전통적인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농촌에서 자란 것도 한 몫 하여, 결혼한 후에도 부모를 보살펴주기를 크게 기대하고 있기 떄문이다.

  1980년대 이후 도시에서 태어난 외동자식들 역시 부모와의 관계를 무시하고서 배우자를 선택하기가 힘들다. [조사 1]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30% 이상이 "부모의 간섭으로 인해 연애에 지장이 생긴 경험을 갖고 있다."고 회답하였으며, 남성일수록 그러한 경험이 더욱 많았다고 하니, 그 상황이란 것을 추량할 수 있으리라. [조사 2]의 결과에 따르면 도시로 나온 농촌출신자들 중 이미 결혼한 사람들의 경우, 부모의 소개로 상대를 알고 커플이 된 경우가 전체의 5분의 1에 달했다고 하는 만큼 배우자 선택에 부모가 관여하는 경우는 적다고 할 수 없다. 이 정도로 배우자 선택은 극도의 곤란을 수반하는 것이다. 선택을 하는 데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부모들의 기대도 반영되어 있다.


[그림 1] 도시에서 일하는 농촌 출신 젊은이가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

이 유 / 성 별
남성여성
남성의 수입이 적어서
결혼을 할 수 없다
60.4%50.9%
알고 지낼 기회가 적다44.8%50.1%
이성과 사귀는 게 두렵다29.9%33.7%
바빠서 연애할 시간이 없다28.5%32.5%
본인의 학력이 낮다23.3%22.8%
주위의 남녀비율이
균등하지 못하다
21.3%20.2%
교제를 나눌 만한
장소가 거의 없다
18.0%15.3%
도시호적이 없다13.2%11.8%
가족들이 지원해주지 않는다9.6%10.4%

주) 복수답변이 가능하기에 합계 100%가 아니다.
출처 : 중국가정문화연구회 著
《新生代進城務工者婚戀生活狀況報告》
사회과학문헌출판사. 2012년 출간. 180~181페이지


  [조사 2]에 따르면, 도시에서 일하는 농촌 출신자들을 상대로 "젊은이가 결혼 못하는 이유"를 물은 결과 가장 큰 이유로 꼽힌 것이 남녀 공히 "남성의 수입이 시원찮아서 결혼할 수가 없다."([그림 1]을 참조하라)는 것이었다. 여성들이 결혼의 조건으로 가장 중시하는 '경제적 조건'을 남성이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는 이야기다.

  결혼을 하게 되면 남자 가족 쪽에서 신혼집을 마련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남성은 새 집을 장만할 능력이 없으면 결혼도 마음대로 못 하는 것이다.


[그림 2] 중국의 조이혼율 변화 2000 ~ 2014년(단위 : 퍼어밀‰)
(역주 : 대한민국의 경우 2000년대 초부터 2017년까지 2.2~2.5‰ 사이를 등락중)

연도중국 조이혼율
2000년
0.96‰
2001년0.98‰
2002년0.90‰
2003년1.05‰
2004년1.28‰
2005년
1.37‰
2006년
1.46‰
2007년1.59‰
2008년1.71‰
2009년
1.85‰
2010년
2.00‰
2011년
2.13‰
2012년
2.29‰
2013년
2.58‰
2014년
2.67‰

출처) 링크 참조


  대도시에서는 30%가 이혼한다

  노력을 하여 배우자를 얻었음에도, 그 후에 이혼하는 케이스도 급증하고 있다.

  [그림 2]는 민정부(民政部, 일본의 총무성에 해당)가 발표하고 있는 조이혼율(粗離婚率, 1천 명 기준 이혼건수 비율)을 시계열적으로 제시한 것인데, 21세기에 들어 거의 매년 꾸준하게 이혼률이 상승하고 있다는 걸 엿볼 수 있다. 베이징北京이나 텐진 같은 대도시의 경우엔 신혼 커플의 30%가 이혼한다는 집계가 나올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다.

  이 정도로 이혼이 증가하고 사회문제화되는 이상, 그 '범인을 수색하는'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도 신기하지 않다. 인터넷 등지에서는 그러한 원인으로,

          (1) 특히 여성 쪽에서 이혼을 터부시하지 않게 되었다.
          (2) 관련 법률이 정비되어, 이혼에 수반되는 경제적 손실이 감소했다.
          (3) 사람들의 인내심이 약해져, 이혼을 자제토록 하는 브레이크가 사라졌다.
          (4) 유명인사들의 이혼이 뉴스화되어가는 등, 이혼이 일상적인 광경이 되었다.

  같은 원인이 논해지고 있다. 이혼을 주저하도록 하는 억제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말인 듯하다.


[그림 3] 중국 도시권의 가족구성 변화 - 1982~2008년

연 도 / 가족형태
독신자핵가족직계가족 세대기타
1982년 5개 도시 조사
2.4%66.4%24.3%6.9%
1992년 7개 도시 조사1.8%67.0%25.3%6.1%
2008년 5개 도시 조사12.0%70.3%13.8%3.9%


출처 : 리인허李銀河 著
<五城市家庭結構与家庭關係調査報告>
《2010年 中國社會形勢分析豫測》
사회과학문헌출판사. 2010년 출간. 146페이지


  어느 쪽이든 소자녀화 / 만혼화 / 이혼율 증가는 가족구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이다. [그림 3]이 보여주듯이 도시권에 거주하는 독신자 가구가 최근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3세대가 함께 사는 가족은 진귀해지고 있다. 그리고 농촌권역에서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돈을 벌 목적으로 도시로 유출되면서, 늙은 부모들만이 그곳에 거주하는 광경이 드물지 않게 되었다.

  중국에서 '4ㆍ2ㆍ1 현상'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2명의 부모와 4명의 조부모가 외동자식 하나의 수발을 들고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손자와 같이 사는 조부모의 숫자는 줄어들고 있다. 주택비의 폭등에 의해 3세대가 함께 살 만한 공간을 확보하기가 힘들어진 데다, 젊은 부부가 업무상 이사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같이 살고 싶어도 여의치 않는 사정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배 있는 사람들은 손자가 태어나기를 기대하면서 아들ㆍ딸의 결혼을 애타게 고대한다. 서두에서 언급한 광경은 이와 같이 중국사회의 가족관계가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다.


덧글

  • 도연초 2018/08/04 20:36 # 답글

    중국의 인구가 10억이 넘는다지만 절반 이상이 50세 이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것도 큰일이로군요.
  • 3인칭관찰자 2018/08/04 23:38 #

    3년 전부터 두 자녀를 가지는 게 합법화된 걸 보면 중국의 높으신 분들도 문제 인식은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도시에서 생활하는 젊은 세대 중국인들이 순탄하게 결혼하고 자식 낳을 여건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도시지역에 한하면 쭝궈도 일본이나 우리나라 닮아가는 느낌이라...
  • 도연초 2018/08/05 08:32 #

    사실 요즘 북경만 해도 집 재산 직장 없는 청년층이 널린게 현실이라...(특히 북경은 부동산값이 너무 올라 국가에 월세를 바치기도 빠듯합니다)

    북경이 이럴진대 다른 지역은 훨씬 더합니다;
  • 3인칭관찰자 2018/08/05 10:35 #

    아직 한창 성장 도중에 있는 나라인데도 (특히) 도시권 인구문제에서 일본 내지 한국을 닮아간다는 뜻이었습니다. 갈 길은 먼데 의외로 노화현상이 이르다는 느낌이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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