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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 하루오] 나가이 카후永井荷風 아오조라문고




1927년 8월(당시 49세)에 찍은 나가이 카후의 사진(출처 : 일본 위키피디아)
토쿠가와 시대 후다이다이묘譜代大名였던 나가이 가문永井家의 후손이다.


  선생님께는 약 반 세기에 걸친 추억追想이 있으며, 이미 1천 매 가량의 졸고蕪稿가 쓰여진 바 있다. 이에 대한 결론을 지금 여기서 2매 분량으로 요약하는 건 상당히 난해한 일이 되겠다. 선생님께서는 스스로 '무뢰한無頼漢' 임을 자처하셨으나 그 본질은 양갓집良家의 예의범절이 몸에 익은 신사紳士로, 그러한 예의범절躾과 상류취향お屋敷風에 반기를 든 것이 '카후 문학荷風文学' 이다. 그 됨됨이는 온후하고 순량했음에도 그런 선생님을 천하의 대작가大作家로 만듬과 동시에, 무뢰한을 자처할 수 있게 한 것은 오로지 선생님의 이상한 색정色情에 힘입은 바가 크다.

  예술芸術이라는 건 결국은, 정욕情慾의 한 가지 변형에 지나지 않는다. 명문장가名文家와 호색가好色家들 사이에 존재하는 심리적心理的 / 생리적生理的 필연관계는 장래에 반드시 연구되고 발표될 날이 있으리라. 단눈치오ダンヌンチオ의 시문 / 레니에レニヱー의 작품, 그리고 우리의 카후 문학 역시 그 날이 오면 유력한 증거로서 인용될 법하다. 색정은 본래, 생물이 하늘로부터 받은 가장 지고至高한 것이다. 이런 면을 예술로까지 승화하고 발산시킬 수 있는 게 인간이란 짐승人間獣의 능력이자 묘작용妙作用으로, 색정에 힘입어 삼라만상森羅万象, 인간사 모든 것人事百般에 빛을 두루 비치도록 하는 것이 소위 말하는 예술의 천성天分이다. 그루몽グルモン의 주장대로 미학美学의 중심은 심장心臓보다 더욱 더 아래쪽에 있다. 이를 인식하는 것은 카후 문학을 이해하는 유력한 열쇠가 된다.

  시문詩文으로 부녀婦女를 논하실 때 보이는 청년들조차 꺾을 법한 정열情熱, 그리고 70세 노인七十翁에 어울리지 않는 칠흑漆黑의 머리칼이 나로 하여금 위와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선생님은 늘그막에 접어드셨음에도 더욱 더 문필가로서 복을 받으신 결과 산더미처럼 쌓은 재물을 스스로 "요시와라 병원吉原病院에 기부하겠다." 고 유언遺言하셨다고 항설巷説은 전하고 있는데, 그야말로 재미있는 전설적 사실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선생님은 세상에서 말하는 '고아한 변태高雅な猥人' 로서 그 제자末流인 우리을에겐 추앙받고 계시다.

젊은 시절에 찍은 사토 하루오의 사진(출처 : 일본 위키피디아)
사토는 카후 외에 타니자키 쥰이치로谷崎潤一郞에게도 사사했다. 


  생각해보면 십 수 년 전, 선생님은 평생 정분을 나누어 온 사람들의 사진집을 놓고 "요즘은 노년의 쓸쓸함 때문에 때때로 이것을 들여다볼 필요를 느끼지만, 내 생애 100년이 끝나면 한데 모아서 자네의 소유로 명기케 하여 물려주겠네." 라고 말씀하셨음에도, 이후 이 몸은 선생님께 밉보였고, 그 소중한 음란 수집품艶蒐集들도 편기관(偏奇館, 역주 : 나가이 카후의 저택. 1945년 3월 도쿄대공습東京大空襲 때 전소됨)이 불타면서 함께 소실되어, 애석케도 미인佳人들에 대한 추억은 전화戰火로 인해 잿더미灰燼로 전락했다. 선생님의 다정다한多情多恨한 생애여. 장구長久하라.

 - 쇼와 27년(1952) 2월 11일, 요미우리 신문에 기고 -


덧글

  • 진냥 2018/03/06 00:16 # 답글

    제자로서 스승을 필설로 형용하면서 최대한 온건한 표현을 썼음은 짐작이 가는데 그렇다면 적나라한 실상은... 알고 싶... 지 않다고나 할까요!!!=ㅁ=
  • 3인칭관찰자 2018/03/06 09:23 #

    두 번의 결혼생활은 모두 파탄으로 끝났고 아내들과의 사이에 자식 하나 없었지만 화류계에선 기생들과 접대부들에겐 큰 손이자 대스타였다고 하더군요. ;;;

    자신이 엄청난 돈을 내고 기적에서 빼내 결혼한 여자와 두 번째 이혼을 한 후 세운 원칙이 '물장사하는 여자랑만 관계를 맺고 다시는 결혼은 안 한다'는 거였고 그것을 죽을 때까지 관철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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