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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 료타로] 다이묘大名가 된 승병들 (2) 역사



  이 글은 故 시바 료타로 씨의 역사 에세이집인《역사의 세계로부터》의 19 ~ 32쪽에 수록된〈다이묘가 된 승병들〉을 번역한 포스트입니다.


  히에이 산의 승병사단은 멸망했으나, 그 대대장급 클래스 가운데 미야베 젠쇼보 케이쥰宮部善祥坊継潤이라는 이름의 사나이가 있었다. 오우미 지방 아사이 군浅井郡 미야베 마을 출신이었다.

  그 용력은 열 사람의 힘과 맞먹는다 하며, 승병 출신답게 언변도 시원시원하였고, 약간의 학문도 할 줄 알았다. 카마쿠라 시대의 무장 도이 사네히라土肥実平의 후손을 자처했으나, 터무니없는 소리다. 전국시대의 무장들은 선조를 멋대로 위조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도이 사네히라라면 특출난 대물은 아니다. 물론 그렇기에 위조한다고 해서 어딘가로부터 잡음이 들려오는 경우는 없다)

도이 사네히라와 그 아내의 동상


  젠쇼보 대대장은 승병이었긴 하였으나, 다른 자들처럼 24시간 히에이 산에 거주하는 장교는 아니었다. 주둔지에 거주하는 부대의 장이었던 것이다. 고슈(江州, 오우미 지방) 아사이 군 미야베 마을은 원래 히에이 산의 영지였다. 이 영지를 지키기 위해 히에이 산에선 장교를 파견하여 주둔시킨 것이다.

  젠쇼보의 아버지는, 신슌보真舜坊라고 했다.

  이 자가 어디서 굴러먹던 말뼈다귀인가는 사실에 비추어보아도 알 수 없으나, 어찌됐든 힘도 세고 기력도 남들보다 뛰어났던 듯하여, 히에이 산의 영지인 미야베 마을에 성곽을 쌓고 그 주둔부대의 대장으로서 점차 근처 마을들을 정복하고, 스스로 교부쇼유 신슌刑部小輔真舜 이라 일컬으며 종파의 영지를 사유화했다.

  그 아들인 젠쇼보는, 청년 시절 히에이 산에 올라가 승병들의 지휘관이 되었는데, 신슌보가 죽자 하산하여 미야베 성을 물려받았다.

  당시 고슈의 영주는 아자이 씨浅井氏였다. 젠쇼보도 이 지리적 관계상 아자이 씨의 수하被官가 되어 있었다.

  아자이 씨라면 센고쿠다이묘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만한 강호大族로, 에치젠 지방의 아사쿠라 씨朝倉氏와 동맹을 맺고서 오와리 지방尾張国의 오다 노부나가가 서상西上하는 것을 저지하고 있었다.

아자이 나가마사의 초상


  노부나가가 이 아자이 씨를 쓰러트리기 위해서 얼마나 고심을 했는가는 추량할 수가 없다. 여동생 오이치お市를 아자이 가문의 총령總領 나가마사長政에게 시집보내어 일시적인 선린외교를 도모한 후, 텐쇼 원년(1573) 가을에 그를 멸망시켰다.

  그리고 다시, 젠쇼보로 돌아가자.

  이 남자의 최대 행운은, 겐키 2년(1571)에 노부나가가 히에이 산을 공격했을 때 히에이 산에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히에이 산의 재외무관이라고 해도 이미 아자이 씨의 수하가 되어 있었으므로, 본산의 화급함을 듣고 미야베 마을에서 응원하러 달려갈 필요도, 의리도 없었다. 혹 의리가 있었다고 해도 젠쇼보는 바보가 아니다. 중세의 망령과 동반자살할 생각은 일어나지 않았음이 틀림없다.

  노부나가의 부장 키노시타 토키치로 히데요시木下藤吉郞秀吉는 노부나가가 아자이 공격을 위해 만든 주력병단의 대장으로 인선되어, 이른 시기부터 아자이 나가마사의 본거지 오다니 성小谷城과 가까운 요코야마橫山에 야전진지를 구축한 후, 여기에 주둔하고 있었다.

  겐키 원년(1570) 봄 시절이었다. 요코야마 성은 젠쇼보의 마을과 가까웠다.

  노부나가는 센고쿠 무장들 가운데도 대단히 출중한 외교수완을 갖고 있었다. 히데요시가 키노시타 / 하시바羽柴 성씨를 쓰던 시대는 그가 노부나가의 장점을 모방하는 데 급급했던 시대이므로, 겐키(1570~1573) 초년에 오우미 요코야마에 있던 토키치로 히데요시는 단순한 요새사령관이 아니라, 적인 아자이 측에서도 방심할 수 없는 외교가이기도 했다.

  그는 오우미 지방의 중립적인 토착 사무라이들을 오다 편으로 끌어들이고, 거기에다 더욱 더 손을 뻗쳐, 아자이 계열의 토착 사무라이들에게까지 공작을 벌였다.


덧글

  • 키키 2017/02/25 23:10 # 답글

    미야베라.. 처음보는 인물이군요. 재밌네요 ㅎㅎ
  • 3인칭관찰자 2017/02/26 01:14 #

    좀 마이너한 인물이긴 합니다. ㅎㅎ 이 글에선 나오진 않지만 한때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카인 히데츠구를 양자(+인질)로 삼은 적도 있죠.
  • 셰이크 2017/02/26 00:25 # 답글

    어쩐지 이름이나 내력이 기시감이 있어 확인해보니 같은 작가의 신사태합기에서 연잎으로 머리에 광내고 있던 장면으로 기억에 남은 인물이네요ㅋ
  • 3인칭관찰자 2017/02/26 01:16 #

    저는 읽은지 오래되어서인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신사태합기에 그런 장면도 있었군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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