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칭관찰자

beholderer.egloos.com

포토로그



아오조라 문고 2016년 연말 기념 호메이泡鳴 5부작 아오조라문고





  2016년 연말에 공개하는 작품은 이와노 호메이岩野泡鳴의 대표작인《끊어진 다리断橋》《빙의憑き物》이다. 이보다 앞서 공개된《발전発展》,《독약을 마시는 여자毒薬を飲む女》,《방랑放浪》과 합하여, 5부작 공개가 완료되었다. 

  이들 작품은 당초에는 개별적이었으며 순서와도 무관하게 발표되었지만, 전체적으로 자전적 성격의 장편소설을 이루고 있기에 훗날에는【호메이 5부작】으로 묶이게 되었다.

  연말인 오늘《하늘날씨そらもよう》(역주 : '하늘날씨' 란 아오조라 문고 사이트의 공지사항을 지칭)를 쓴 것은, 이【5부작】을 입력한 경위 때문이다.【호메이 5부작】을 읽어보았을 때 솔직하게 말해 "터무니없는 소설이다" 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이 책은) 인간이 마음 속 깊은 곳에 지니고 있을지는 모르나 무의식적으로 이성을 통해 억압하고 있을 법한 갖가지 다크한 감정들을 계속해서 노골적으로 표현한다. 여성과 아동에 대한 멸시와 상스러움, 사물 일체에 대한 우악스런 어거지는 어이없을 정도라 우습기까지 하다. 그런 한편으론 카라후토(樺太, 역주 : 지금의 러시아령 사할린 섬. 1905~1945년 동안엔 섬의 남부 절반이 일본 영토였다)에서 벌인 사업에 실패하고 홋카이도를 방랑하며 체험한 극도의 궁핍함과 비참함, 그리고 가련한 외로움을 냉정한 시선으로 윤색 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읽어나가면서 마치 마이너스와 마이너스를 곱하면 플러스가 된다고 하는 숫자의 가르침처럼, 괴로움에 허덕이는 인간의 퓨어한 면모가 숨바꼭질하듯이 점멸해가는 것이 내게 의외로 다가왔다. 오스기 사카에大杉栄가 "호메이는 위대한 바보다." 고 말했던 것을 납득함과 동시에, 싱긋 미소가 지어졌다.

  아오조라 문고라는 무한대의 공유재산 공간에다 하나씩 하나씩 축적되어가는 작품들은, 이와 연관을 맺은 사람들 각자의 다양한 마음이 바톤터치를 반복한 성과라는 것이, 이 작품을 입력함으로써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조금 개인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호메이 5부작】과 만난 계기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려고 한다.

  약 2년 반 전에【작업중】이었던 작품 리스트들을 통해서, 남편 토미타 미치오(富田倫生, 역주 : 아오조라 문고의 창립자. 1952~2013) 가【호메이 5부작】에 속하는 다섯 작품을 입력 / 등록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입력자가 세상을 떠난 경우엔 어떻게 될 것인가. 머지않아 입력이 취소되고 그 이름도 사라지는 게 아닐까.. 그러한 생각이 스쳐갔다.

  남편의 기록을 보면서, 맨 처음에【호메이 5부작】의 제 1부인《발전発展》을 입력 / 등록한 공작원이 그 계기를 만들었다는 걸 알았다. 그는 언젠가는【5부작】을 완성할 심산으로 작업을 시작했을 것이나, 온갖 곤란한 상황과 맞닥뜨리면서 작업을 계속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괴로운 심정을 솔직하게 (토미타 미치오에게) 털어놓자 "우리들에게 이 작품이 필요해진다면야, 언젠가 누군가가 이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겁니다." 라며 아오조라 문고 측에서 지금까지 입력되어 있던《발전発展》을 일단 맡아두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 때가 2009년 5월이었다.       

  다음 해인 2010년 6월, 미치오가《발전発展》을 이어받고, 이어서 다른【5부작】들도 입력신청을 하여【작업중】리스트에서는【입력중】이라고 기재되었으나, 실제로는 입력되는 일 없이 시간만이 흘러갔다.(역주 : 그리고 토미타 미치오 씨는 2013년 별세.)

  저본底本은 책장의 눈에 띄는 곳에 놓아두었다. 가능한 한 이 작품을 이어받아 작업하겠다고 생각하며 페이지를 펼쳐 보았다. 그러나 책을 열어보자마자 힘들겠다, 고 생각되어 책을 덮어 버렸다. 저본이 되어 손에 잡고 있던 문고본에는 옛 글자 / 옛 가나 표기법을 따라 촘촘한 글씨로 빼곡히 글이 쓰여져 있었다. (본인은) 이 때 공작원으로서 아오조라 문고의 입력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절이었다.   

  자신의 역량을 넘어선 작품이라 생각하고 한 번은 포기했다가, 다시 또 의욕이 생겼다. 그리고 2015년 남편의 3주기를 앞두고 여기에만 집중하여 작품의 입력작업을 계승하겠다는 요청을 했다. 그렇지만 옛 글자 / 옛 가나를 다루는 것은 처음으로, 모르는 것 투성이였기에 처음부터 악전고투를 거듭했다.

  입력성과는 참담했다고 생각하지만, 1년 가까운 세월을 들인【5부작】입력작업은 내게 기술 습득과 학습의 기회를 제공해주었을 뿐 아니라, 아오조라 문고의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아오조라 문고가 공개하고 있는 작품은, 모두 자원봉사자들인 '공작원' 들이 각자의 생각에 따라 엄선한 작품들의 집합체들이다. 이번에 아오조라 문고에 이 작품을 데뷔시키고 싶었을 최초 공작원의 마음은 여러 사정에 의해 실현되지 못했으나, 그 마음은 계승되었고, 그리고 오늘이 되어 이를 계승하겠다는 마음을 물려받아 시작한 일련의 작품들의 공개가 완료될 수 있었다.

  최초에 말을 꺼낸 사와즈바시沢津橋 님. 이를 계승한 미치오 님. 그리고 입력자의 이러한 마음을 짐작하고 교정을 담당해주신 유키모리雪森 님. 아오조라 문고의 작품에는 반드시 이러한 개개인의 마음이 숨어있는 것이리라.   


◆ 이와노 호메이 5부작(아오조라 문고의 페이지로 링크. 물론 일본어)

발전
방랑
빙의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통계 위젯 (블랙)

3195
533
323636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블랙)

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