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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쟁 BC급 전범 이이다 스스무飯田進 씨 별세 애도



  전쟁의 비참함을 거듭 호소해나가던 전 BC급 전범 이이다 스스무 씨가 10월 13일 오후 0시 40분, 만성심부전으로 요코하마 시의 양로원에서 별세했다. 쿄토 시 출신으로 향년 93세(역주 : 한국식 나이로는 94세). 밤샘근행通夜은 21일 오후 6시부터이며 장례 / 고별식은 22일 오전 9시 30분부터 요코하마 시 코우호쿠 구港北区 키쿠나菊名 2-1-5 묘렌사妙蓮寺 장례식장에서 치러진다. 상주는 장녀 미키美紀 씨.

  그는 태평양전쟁 중 뉴기니 섬에 부임하여, 현지 주민 살해 등의 죄를 문책받아 BC급 전범이 되어 중노동 20년 판결을 받고 토쿄의 스가모 형무소에 수감되었다. 석방된 후에는 전쟁체험을 이야기하는 수많은 저서들을 출간했다.

  사회복지법인 "파랑새青い鳥"(요코하마 시)를 설립하여 장애 어린이들과 그 가족의 지원활동에도 관여하고 있었다.


  ◆ 평화를 소망 "언젠가 커다란 열매가 열린다"

  "과거의 전쟁을 정당화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는 위기감을 품고서 자신의 가해책임을 이야기해 온 이이다 스스무 씨. 안전보장 관련법제에 반대한 학생단체 실즈(SEALDs)의 오쿠다 아키奥田愛基 씨(24세)를 비롯한 젊은 세대에게 "전쟁에는 정의도 인도人道도 없다. 전쟁을 통해 평화를 낳고자 하는 사고는 잘못되었다." 고 자신의 체험을 전해 왔다.

  오쿠다 씨가 시마네 현島根県의 크리스트 교 계열 사립 아이신 고등학교愛真高校 2학년에 재학중일 때, 평화학습 강사로 초빙된 사람이 이이다 씨였다. 이이다 씨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하고 목이 메어가면서도, 뉴기니에서 무장세력 리더로 간주된 남성을 상관의 명령에 따라 처형한 사실을 고백했다.

  "사람을 베는 건, 어떤 느낌이었습니까?" 라는 질문을 받자, 쥐어 짜내는 목소리로 "간단히 대답하기가 힘들다." 라는 답변밖에 하지 못했었다고 한다.  

  오쿠다 씨는,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던 이이다 씨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전쟁에서 사람을 죽이는 건 어떠한 것인지. 이 짐을 짊어지고 살아간다는 것은 또 어떠한 것인지를 현실의 문제로 생각하게 해 주셨다. '전쟁은 용감한 거야.' 라고 말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이다 씨는 학생들과 서신교환을 계속했다. 편지에는 그 전쟁의 아시아 해방이라는 정의를 무턱대고 믿은 자신들을 반성하며, "변명이나 견해를 의심해보시기를 권하겠습니다." 고 적혀 있었다. 편지의 내용은 이이다 씨의 마지막 저서인《혹시 내일 세상이 멸망한다고 하더라도》에 수록되어 2014년에 출판되었다.

  책 편집을 담당한【 나시노키샤梨の木舎 】의 하네다 유미코羽田ゆみ子 씨(69세)는 "이이다 씨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젊은 세대에게 자신이 겪은 전쟁에 대한 기억을 전하는 것이었다. 과거를 봉인하려 하지 않고 미래에 희망을 걸었던 것이다." 라고 회고하였다.

  이이다 씨는 출판 직후 뇌경색으로 쓰러져, 혼자서는 걸을 수 없는 몸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후 70년을 맞은 작년, 뇌경색 후유증으로 고생하면서도 TV나 신문 취재에 응하기를 계속했다. "안보법제에 의해 일본이 전쟁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는 위기감이 내 등을 떠밀었다." 는 후문이다.

  작년 여름, 이이다 씨는 자신들의 전쟁체험을 전해들은 고등학생들이 국회 앞에서 안보법제에 맞선 항의행동의 선두에 섰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젊은 세대에게 내 마음은 전해지고 있다. 내가 심은 나무에는 언젠가 커다란 열매가 열릴 것이다." 라고.   
 


덧글

  • 레이오트 2016/10/16 21:27 # 답글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그저 폭주하지 못해 안달이 난 일본의 몇 안되는 양심이 이렇게 세상을 떠났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고인의 SENSE가 제대로 받아들여지고 실천되길 바랍니다.
  • 3인칭관찰자 2016/10/18 16:30 #

    그 당시 '대일본제국' 의 이름으로 했던 일들을 직시할 수 있든 그렇지 않든 간에 아시아 태평양전쟁을 체험한 어르신들이 급속히 줄어들었고, 생존해 계신 분들도 적어도 80대 이상, 특히 군인으로 태평양전쟁을 치른 경우는 90대 연배라 이젠 사실상 전쟁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들에게 공이 넘어왔는데 과연 지금의 젊은 일본인들에게 기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되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Fedaykin 2016/10/17 09:41 # 답글

    참회란 저런거군요
  • 3인칭관찰자 2016/10/18 16:38 #

    일제 군인으로서 저지른 행적에 대해 속죄의식을 갖고 평생을 헌신한, 진정한 의미에서 '참회' 를 하신 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진냥 2016/10/17 11:09 # 답글

    온갖 만감이 교차하는 부고입니다....
  • 3인칭관찰자 2016/10/18 16:47 #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 behavior 2016/10/17 11:24 # 삭제 답글

    헌법개정이 중러의 팽창으로부터 일본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행해지고는 있는데 실제로 일본이 위협받는거도 맞고 트럼프당선되면 주일미군도 불명확해질테니 무조건 비판할수도 없고...
  • 3인칭관찰자 2016/10/18 17:13 #

    북한이나 중국의 위협이 없다고 할 순 없는 건 사실이고, 트럼프 같이 고립주의를 내세우는 양반이 정권잡을 경우 미국에 의지하고 있는 일본의 안보가 위태해지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일본이 '과거의 전쟁을 정당화하려고 애쓰는' 자민당 매파의 주도 하에 전쟁할 수 있는 권리를 되찾아서 군사대국화의 길을 걷게 된다면... 그들이 과연 그 힘을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가 우선 의구스럽습니다.
  • behavior 2016/10/27 11:07 # 삭제 답글

    북한 중국 장차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민주국가 일본을 지키자는 시민사회의 합의로 재무장이 이루어져야지 말씀하신 자민당(비록 일본국민 다수가 지지하는 당이기는 하지만 사실 찍을놈이 없어 찍어주는거에 가깝죠)의 일부 정파들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재무장은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미국이 일본을 통제하고 있다는 보증수표가 붙어있어도 경계할수밖에 없겠죠
  • 3인칭관찰자 2016/10/27 11:49 #

    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 behavior 2016/11/09 22:17 # 삭제 답글

    휴...진짜 이젠 일본의 재무장과 미국 빠진 대중국포위망에서 일본을 리더로 올려야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네요
  • 3인칭관찰자 2016/11/10 20:51 #

    미국이 신고립주의 정책을 펴고 중국이 더욱더 득세한다고 해도 대한민국이 일본과 잘 제휴할 수 있을지는 걱정스럽게 봅니다. 일본과 손을 잡느니 중국의 우산 아래 들어가자고 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테고. 더군다나 일본을 리더로 치켜세우는 일은 정말 어지간해선 없으리라 예상하는게, 대한민국 국민들 주류가 좌우파 막론하고 단결할수 있는 건덕지가 될 만큼 일본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깊고 강한 상황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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