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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160810 -《미시마 유키오 對 동경대 전공투 1969~2000》中 독서



  아래 내용은 미시마 유키오 자살사건이 터지기 1년 전인 1969년, 미시마가 전공투 학생들이 점령하고 있던 토쿄대학 야스다 강당으로 찾아가 그들과 열띤 토론을 벌였던 내용을 담은 1부와, 그로부터 31년이 지난 2000년, 그 때의 전공투 학생들이 모여 그 날의 토론을 회고하는 2부로 구성된 책의 내용 중 1부의 맨 첫머리 부분을 인용한 것입니다.

  몇 년 전에 노트에 기록하였던 내용을 다시 한 번 읽고서 기록 차원에서 남깁니다. 지금 제가 이 책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인용된 글이 정확히 몇 페이지에서 몇 페이지인지를 적지 못한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는 동시에, 책의 내용을 그대로 정확히 옮겼는지를 확인할 수 없어서 불편하네요. 저작권상으로 문제가 될 경우에는 댓글 남겨주시면 비공개글로 돌리거나 삭제하도록 하겠으며, 엄연히 번역가님의 번역을 거쳐 한국에 정발되었던 책의 내용을 언제까지 계속 발췌할 수는 없는 일이므로 이번 글을 마지막으로 이 책을 그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 고사카 슈헤이, 미시마 유키오, 아쿠타 마사히코 등 著, 김항 譯, 새물결 출간
《미시마 유키오 對 동경대 전공투 1969~2000》부분인용



  "미시마 유키오 씨는 문학가, 소설가이면서 왜 그 세계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 속의 자기 육체라는 문제를 제기합니까? 현실에서는 주간지 따위에 사진을 게재하거나 영화를 찍고 있습니다만, 그런 짓을 하는 감각의 원점은 도대체 무엇인가를 묻고 싶습니다."


- 전공투 대원(기무라 오사무) -



  "감각의 원점이라, 뭐 이런 일은 별로 정치와 관계없는 일인데, 나는 어릴 때부터 몸이 좋지 않아서 문학을 했습니다. 나는 문학이란 몸이 약한 놈이나 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참을 수가 없었죠. 호리 다츠오(堀辰雄, 역주 : 1904~1953, 일본의 문학가. 지브리 애니메이션《바람이 분다》의 원작 저자이기도 함) 씨의 경우도 아주 훌륭한 문학가였지만 평생 미열에 시달렸습니다. 그래서 문체에도 항상 미열이 나는 것 같은(웃음) 가벼운, 우아한 느낌이 나타나죠. 호리 다츠오 씨의 경우 선반공 이야기를 쓰려고 해도 쓸 수 있을 리 없습니다.(웃음) 소설가는 삼라만상과 연관을 가져야만 한다. 다재다능은 아니지만 인간성의 모든 것에 관심이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뭔가를 이해하고 접촉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이것이 내가 육체에 의문을 가진 동기입니다.

  정신은 육체 밖으로 인간이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한 번이라도 자각한 적이 있을까. 이것은 내가 항상 생각해 온 일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자기 육체 밖으로 1밀리도 나오지 못하니까요. 이런 불합리한 일이 또 있을까? 우리 육체 밖으로 나오는 것은 하품이라든가, 기침이라든가, 침이라든가, 배설물이라든가 몸에 필요없게 된 것들 뿐입니다. 

  그렇게 꽉 막힌 육체 속에서 정신의 자아만이 무한하게, 이상하게 암세포처럼 증식하여 퍼져갑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문학가는 육체를 무시한 정신의 증식작용에 평생을 걸고, 마치 자기가 정신에 의해 세계를 포괄하고 지배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 있습니다.

  도대체 왜일까? 나는 어떻게든 육체의 확장을 꾀하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렇게 해본 결과, 육체란 어떤 의미에서 정신과 비교하여 아주 보수적이라는 사실, 그리고 정신이란 얼마든지 첨예하고 진보적이 될 수 있는 반면, 육체란 단련시키면 단련시킬수록 동물적인 자기 보존 본능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 이것이 육체에 대한 흥미로운 발견이었습니다.

  육체란 그렇게 존재 자체 이외와는 관계를 맺지 않는 것이며, 존재 외부의 것은 아무 것도 터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육체의 모서리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는 것일까? 나는 그 보더 라인, 바운더리에 강한 흥미를 느꼈습니다. 우리들 피부가 여기 있죠. 피부 밖에 세계와 접하고 있습니다. 그 접촉점에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

  이것이 내가 생각한 최초의 의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단지 머리만 갖고 생각할 때 우리는 그런 의문을 완전히 넘어서서, 어디라도 경계 없이 가 버리기 때문입니다.

  내가 현재 갖고 있는 아주 래디컬한 보수적 정치사상이라는 것은.... 하하. 어떻게 보면 육체에 대한 사유방식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 않다면, 스스로 생각해도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설명이 조금 불만족스럽지만 이 정도로... 


- 미시마 유키오 -
  


덧글

  • 레이오트 2016/08/10 23:49 # 답글

    미시마 유키오가 그렇게 보디빌딩에 광적으로 집착하고 찬양했으며 디오 브란도가 인간을 그만둠으로써 인간을 뛰어넘는 존재가 될려고 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가 가네요.

    사실 저는 사춘기 시절 이런 식으로 인간 그 자체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답을 코지마 히데오 감독의 메탈기어 시리즈에서 얻었지요.
  • 도연초 2016/08/11 12:24 # 답글

    제가 하고 싶은 대답은 이겁니다.

    "그럼 힘만 갖고 있다면 그게 어디라도 경계 없이 나오지 않겠는가?"
  • 3인칭관찰자 2016/08/12 20:55 #

    죄송하지만 도연초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이해가 잘 가지 않는군요 ;; 조금 더 쉽게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지..
  • 도연초 2016/08/12 22:17 #

    1930, 40년대 일본 이야기입니다. 뭔가 오해를 드려서 죄송합니다.
  • 3인칭관찰자 2016/08/14 21:34 #

    아닙니다. 그저 제가 도연초님 댓글을 이해하지 못했을 뿐(...)
  • 키키 2016/08/11 19:50 # 답글

    정신이 순수함을 추구한 나머지, 그 반동으로 육체로 향하게 된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 3인칭관찰자 2016/08/12 21:01 #

    컴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육체로 향하게 된 것일지도.. 어쨌든 육체의 보수성에 이끌린 것이 래디컬 우익으로 거듭나는 시발점이 되었다고 생각할 수는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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