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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160111 -《일본이라는 나라》中 독서


 
【 나라의 안녕을 유지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국민을 무지한 상태로 길러 그들의 육체만을 안전하게 하고 정신의 발달을 극히 낮은 정도로 유지시켜 고통을 고통으로 느낄 만할 지혜를 갖지 못하게 하는 방법, 이것을 동양성인의 교법敎法이라고 한다. ㆍㆍㆍㆍ 이 방법은 세상의 문명이 유치하고 교통이 불편했던 시대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지금 세상에서는 점차 세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리고 두 번째 방법은 왕성하게 국민들을 교육시켜 그들의 심신을 발달케 하고, 정신을 고상하게 하여 스스로 육체적 쾌락을 구하도록 한다. 이것을 서양 문명주의라고 한다. 이 방법이 나라의 안정을 유지시키는 데는 동양성인의 교법보다 훨씬 성적이 좋고, 훌륭하다. 그렇지만 어찌하랴! 육체의 쾌락이라는 것은 정신의 고상함을 넘어버려 심신이 발달하고 욕망이 늘어날수록 자칫하면 오히려 불평의 씨가 되는 점을 피할 수 없다. 지금 유럽의 사회가 바로 이런 상태에 있다. 지금 그 불평의 열기에 대한 배출구를 찾으려 한다면, 반드시 그 방편을 해외에서 구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적당한 땅은 아시아의 중국일 것이다. 】

{후쿠자와 유키치, <지나(중국)를 멸망시켜야 구주(유럽)와 동등해진다>, 1884년(메이지 17년) 9월}
 

(중략)


  그러한 '동양성인의 교법'과 반대되는 통치방식이 '서양 문명주의'이다. 이는 일반 국민에게도 교육을 시행해서 지혜와 체력을 기르게 하고, 입신출세의 욕망을 자극시켜 자기 스스로 이상을 추구토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유경쟁사회가 되므로 사람들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더욱더 공부를 하며, 경쟁에 지지 않으려고 활기차게 일을 한다. 그렇게 되면 '동양성인의 교법'으로 다스리는 나라보다도 훨씬 능률이 올라가고, 전체 국력도 강해진다. 유럽 국가들이 발전해 있는 것만 보더라도 이 방법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후쿠자와는 말한다.

  그러나 후쿠자와는 이 '서양 문명주의'의 문제점도 지적하고 있다. 그것은 욕망의 발달에 비해, 정신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반 국민을 교육시켜 심신의 발달을 촉진시키면 "자신도 훌륭하게 되어 사치를 부리고 싶고, 누구에게나 인정도 받고 싶다"는 욕망이 점차 커진다. 그렇지만 커져버린 욕망에 걸맞을 만한 돈이나 지위는 모든 사람이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교육을 받고 정신을 잘 발달시킨다면, 자신의 욕망과 사회적 지위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즉 "세상은 무엇이든 자신의 생각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알 것이다. 이치대로 따진다면 그렇지만, 아무래도 정신의 발달보다도 욕망의 고조가 아무래도 커지게 마련이다. 결국에는 세상에 대해 사람들의 불만이 격화된다. 후쿠자와는 1889년 3월에 발표한 <빈부지우설貧富智愚說>이라는 시론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 가장 두려운 존재는 가난하면서 지혜가 있는 자이다. ㆍㆍㆍㆍ (그들은) 세상의 모든 구조를 불공평한 것으로 간주하고 끊임없이 이를 향해 공격을 시도하며 혹은 사유재산제도를 폐지하라든가 토지를 공유지로 만들라고 말한다. 그 밖에 임금의 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은 모두 이러한 일당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ㆍㆍㆍㆍ 지혜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처지를 고통이라고 느끼는 능력이 있어 만족할 수가 없다. 그 불평이 쌓여서 마침내는 파열되어 사회주의당이 나오게 된 것이다. 가난한 자에게 교육을 시키는 것은 이익도 있지만 해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

  당시 일본에는 아직 사회주의당이 없었다. 그렇지만 후쿠자와는 유럽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기 떄문에, 사회주의나 노동운동이 어떠한 배경에서 나오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확실히 후쿠자와가 말한 대로, 일반 국민을 교육시키면 아무래도 '가난하면서 지식이 있는 자'가 나오기 마련이다. 에도시대의 '동양성인의 교법'처럼 '농민의 자식은 농민'으로 정해져 있어 교육 따위를 시키지 않으면, 일반 국민은 자신의 처지를 불평할 지혜조차 없다. 그렇지만 일반 국민을 교육시켜 각자의 욕망을 자극해 자유경쟁을 시키면, 불평을 갖는 자가 나오는 것을 피할 수가 없다.


출처 : 오구마 에이지小熊英二 著, 한철호 譯, 책과함께 출간
《일본이라는 나라》P. 22 ~ 25 부분인용

(제 2장 침략받는 나라에서 침략하는 나라로 - '동양과 서양'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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